사건 당시 가해자가 피해자를 폭행하는 장면. 이하 한문철TV 영상 캡처

불법 끼어들기 후 상대 차량 운전자가 항의하자 무차별 폭행을 가한 이른바 ‘제주 카니발 폭행’ 사건 가해자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지난해 7월 일어난 사건 당시 영상을 처음 공개해 공론화시킨 한문철 변호사는 “피해자는 용서할 마음이 있었다”며 “(이번 판결에) 마음이 개운하지 않아 하더라”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4일 유튜브 채널에 ‘제주 카니발 폭행 사건, 징역 1년 6월 실형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사건에 대한 소회와 피해자들의 심정을 대신 전했다.

그는 “재판 전날 피해자분께 문자로 예상 판결을 말해드렸다. 하나는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사회봉사 명령을 많이 할 가능성, 다른 하나는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되 법정구속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었다”며 “그런데 제 예상과 달리 법정구속까지 했다는 것은 재판부가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일벌백계 측면에서 얘기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는 (가해자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면 용서할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가해자) 본인이 직접 가서 합의를 노력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 통해서 합의를 회유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진심으로 본인이 사죄하겠다면 직접 찾아왔어야 한다. 왜 제3자를 통해 합의하려고 하느냐. 피해자는 이게 불편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도가 좁으니 피해자와 가해자는 아는 사이다. 부모님들끼리도 아신다. 피해자 아버님께서도 ‘웬만하면 용서해줘라’ 그러셨기 때문에 용서할 마음이 있었다”며 “그런데 (가해자가) 직접 오지 않은 것 때문에 마음이 많이 상해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가해자도 처자식이 있는데 법정구속 됐으니 피해자도 마음이 편치 않아 하더라”며 “그래서 이 사건 자체가 안타까운 거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찾아가 사죄를 했었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4일 오전 10시40분쯤 제주시 조천읍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 30대 남성 A씨가 몰던 카니발 차량과 피해자 B씨가 운전하던 아반떼 차량은 1차선을 이용해 줄지어 이동했다. 그러던 중 A씨가 2차선으로 차를 이동했고 속도를 내다가 갑자기 1차선에 있던 B씨 차량 앞으로 진입했다. 불법 끼어들기 주행인 이른바 ‘칼치기’를 시도한 것이다.

A씨 차량이 칼치기를 시도하는 모습

이에 B씨는 2차선으로 이동해 A씨 차량 옆에 정차한 뒤 창문을 내려 항의했다. 그러자 차에서 내린 A씨가 욕설을 하며 다가오더니 손에 든 생수병으로 B씨를 무차별 폭행했다. 뒤이어 온몸에 힘을 실어 주먹으로 B씨의 얼굴을 때렸다.

또 조수석에 앉아 이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녹화하던 B씨의 아내를 발견하고는 스마트폰을 뺏어 들었다. 스마트폰을 아스팔트에 내동댕이친 후 다시 집어 도로 옆 공터로 던져버렸다. 그제야 카니발 차량 동승자가 내려 A씨를 말렸고, A씨는 뒤돌아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B씨가 차량을 틀어 카니발 차량을 막으려 했으나 A씨는 차를 몰고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사건 당시 아반떼 차 안에는 B씨 부부 말고도 8살, 5살짜리 두 자녀가 타고 있었다. 아이들은 갑자기 발생한 상황에 아빠가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전치 2주 부상을 입었고 아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두 아이 역시 심리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및 재물 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운전 중 폭행이 아니므로 특가법이 아닌 재물 손괴 혐의만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신호 정지 상태에서 한 행위이기 때문에 운전 중이었던 것으로 인정된다”며 반박했다.

이어 “폭력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2회 있고 당시 차 안에 피해자 자녀들이 타고 있어 피해자와 그 자녀들이 겪었을 정신적 충격이 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원인을 전가하고 있어 죄질이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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