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 ‘헤비 유저’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에 수십 개의 트윗을 날리며 사회, 정치 및 국제 이슈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출할뿐만 아니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중대 발표’를 하기도 한다. 2018년엔 1차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트위터로 공개했다. 팔로워는 8179만명이 넘는다.

트위터 애호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트위터가 ‘펙트 체크’를 요구하면서부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우편 투표는 부정 선거로 이어질 것”이라는 트윗글을 게시했다. 트위터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부재자 투표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라”는 경고를 달았다. 트위터가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정보’에 대해 경고 문구를 넣는 정책을 최근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트위터의 경고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트위터가 2020년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 “트위터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맞불을 놓았다. 그러더니 다음날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기업의 권리를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 역사가 직면한 심각한 위험들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지킬 것”이라면서 “소수의 SNS 기업이 미국의 모든 공공·민간 통신의 상당 부분을 지배한다. 그들은 사실상 모든 형태의 의사소통을 검열·제한·편집·삭제하는 통제되지 않는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행정 명령의 주 내용은 1996년 제정된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변경 혹은 삭제하는 것이다. 통신품위법 제230조는 제 3자인 사용자가 게시한 콘텐츠와 관련해 플랫폼 업체에 포괄적인 법적 면책권을 부여하고, 기업에 대해선 플랫폼의 적정한 운영을 도모하기 위해 선의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고 있다.
트위터 앱 아이콘. AP 연합뉴스

그러자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섰다. 도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부정확하거나 논란이 되는 정보들을 계속 선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관련 시위자들을 ‘폭도’라고 지칭하면서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전도 시작된다”는 트윗을 게시하자 트위터는 게시물을 아예 가려버렸다.

트위터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 강경 진압을 시사하는 의견을 수차례 밝히고 있는 가운데 CNBC 등 미 언론은 3일(현지시간) 도시 CEO가 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세운 유색 인종 지원단체에 300만달러(약 36억6000만원)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 이름은 ‘당신의 권리 알기 캠프’다. 흑인 등 유색 인종 커뮤니티의 삶의 질 증진을 목적으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캐퍼닉은 선수 시절인 2016년 8월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당시 흑인이 경찰 총에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 것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무릎을 꿇은 채 국민 의례를 거부한 일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한 연설에서 캐퍼닉의 행동에 대해 “애국심이 결여됐다”며 욕설을 퍼부은 바 있다.

트위터와 전쟁을 벌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애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한국시간) 오후를 기준으로 최근 24시간 내에 20여개의 트윗을 올렸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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