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전하고 있다. YTN 화면 갈무리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가장 빛나는 시기 자신의 모든 것을 조국에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서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진행된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서 추념사의 첫머리를 이렇게 시작했다.

이어 “국립대전현충원 현판을 안중근 의사의 글씨체로 교체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안중근 의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글씨 ‘위국헌신 군인본분’은 광복군을 거쳐 지금의 우리 군까지 이어지는 군인 정신의 사표”라고 말했다.

평화는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고 두 번 다시 전쟁이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것은 국민이 부여한 국가의 책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평화를 지키고 평화를 만들기 위해 더욱 강한 국방, 더욱 튼튼한 안보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호국영령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그들의 헌신에 감사를 전했다. 홍범도·최진동 장군이 이끈 독립군 연합부대의 봉오동 전투, 김좌진·홍범도 장군이 주축이 된 연합부대의 청산리대첩을 먼저 언급했다. 이어 ‘한강 방어선 전투’를 지휘한 광복군 참모장 김홍일 장군, 광복군 유격대장 장철부 중령의 활약상을 추념사에서 다시금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부상병을 돌본 간호장교 들도 호명하며 감사를 전했다. 간호장교로 참전한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의 외손녀 이현원 중위의 사연을 전했다. 오랫동안 참전해 헌신적으로 장병을 돌본 공훈을 알리지 않던 이현원씨는 2017년 러시아 동포 간담회에서 처음 알게 됐고, 이날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 유공자 증서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백골부대’ 간호장교였던 독립군의 딸 고(故) 오금손 대위, 6·25 전쟁과 베트남전에 참전한 고 김필달 대령에게 감사를 전했다.

또 지난 3월부터 임관과 동시에 대구로 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인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졸업생 75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코로나19로 순직한 신창섭 주무관과 피재호 사무관을 언급하며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에서 아버지인 고 임춘수 소령의 부치지 못한 편지에 대해 70년만의 답장을 낭독한 임욱자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문 대통령은 “임춘수 소령의 편지 한 통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조국을 지키는 힘이라는 것을 전해주고, 따님의 답장은 호국 영웅이 ‘가족을 많이 사랑한 평범한 아버지’였음을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故임춘수 소령의 딸 임욱자씨를 자리까지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추념식에서는 ‘6·25 무공훈장 찾아주기 조사단’을 통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았지만 증서를 받지 못한 예비역 병장 김종효씨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했다. 미 극동사령부 비군인 특수부대 소속으로 참전해 복무기록이 없었던 김영창씨에게도 국가유공자 증서를 이날 전달했다.

또 지난해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에서 찾은 6·25 전쟁 전사자 고 박재권, 고 남궁선, 고 김기봉 이등중사를 현충원에 안치했고 고 정영진 하사의 자녀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름도, 계급도 남기지 못한 3만2000여 유격군들의 공적도 함께 발굴하고 기리겠다”며 “유해발굴 사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생활조정 수당과 참전명예 수당을 지속적으로 인상해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의 삶을 지원하고 의료지원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현충원에 4만9000기 규모의 봉안당을 건립하고, 군인재해보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장애 보상금을 늘릴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누군가의 아들과 딸이었으며 아버지였고 어머니였던 평범한 이웃들이 우리의 오늘을 만든 애국 영령들”이라며 “독립·호국·민주의 역사를 일궈온 우리 국민의 저력을 가슴 깊이 새기며, 애국 영령들께 다시 한번 깊은 존경을 표한다”는 말로 추념사를 마쳤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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