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수색하는 경찰. 인천 계양경찰서 제공

인천 경인아라뱃길 수로에서 발견된 훼손 시신의 신원 파악에 경찰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신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사고인지, 타살인지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7일 오전 10시15분쯤 인천시 계양구 경인 아라뱃길 귤현대교의 김포 방향 사이 수로에서 심하게 부패한 상태의 한쪽 다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지난달 신원불상 시신의 한쪽 다리가 발견된 곳과 5.2㎞ 떨어진 장소다. 경찰은 앞서 나온 시신과 이번에 발견된 시신의 신원이 같은지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3시24분쯤 인천시 계양구 아라뱃길 다남교와 목상교 사이 수로에서 신원불상 시신의 한쪽 다리가 발견됐다. 아라뱃길 옆 자전거도로에서 조깅하던 행인이 발견하고 “사람 다리가 물 위에 떠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우선 경기 파주에서 지난달 16일 발생한 살인 사건 피해자의 시신인지부터 확인했으나, 국과수의 감정 결과 DNA가 불일치 하는 것으로 판정됐다. 경찰은 또 다른 강력 사건과 관련된 시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광역수사대를 투입, 전담반을 꾸렸다. 시신이 훼손돼 있어 살해 후 유기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극단적 선택을 했거나 사고 후 시신이 훼손돼 아라뱃길 수로로 떠내려 왔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2016년 6월 아라뱃길 수로에서 머리가 없는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적이 있었다. 경찰은 시신의 옷에서 나온 신분증 등을 통해 고물상 업자 A씨(당시 50)인 것을 확인했다. 당시 A씨 시신은 머리를 제외한 다른 부분이 온전한 상태였다.

국과수는 A씨 시신을 부검한 뒤 “목 주변에서 예리한 흉기에 의한 손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반면 목을 맬 때 생기는 목뼈 부러짐 현상과 로프에 쓸린 흔적 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었다.

이번 아라뱃길에서 발견된 시신의 경우 발견된 지 1주일이 넘게 지났는데도 여성이라는 성별 외 정확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발견된 시신이 지문을 채취할 수 없는 한쪽 다리뿐이어서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력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많은 한 경찰 간부는 “살인 사건으로 가정했을 때, 만약 훼손된 시신을 아라뱃길 수로에 한꺼번에 유기했다면 나머지 시신도 지금쯤 물 위로 떠올라야 한다”며 “의문점이 많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원이 나오지 않았지만 강력사건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며 “신원이 확인돼야 생전 동선을 추적해 타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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