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언론·검찰이 괴롭혀” vs 검찰 “마포쉼터 소장 조사 안해”

좌측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계자들과 함께 지난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을 나서고 있는 모습. 우측은 검찰 관계자가 지난달 21일 기부금 횡령 의혹 등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수사의 일환으로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회계 누락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60)가 숨진 채 발견된 데 대해 애도를 표하면서도 “고인을 조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판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과 검찰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서울서부지검은 7일 “평화의 우리집 소장 사망 소식과 관련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갑작스런 소식에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서부지검은 다만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며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60)는 전날 오후 10시 35분쯤 경기 파주시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이나 타살 흔적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며 “주변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A씨는 자택보다 주로 서울 마포구 쉼터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최지석 부장검사)는 지난달 20일부터 이틀에 걸쳐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정대협 사무실 주소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마포 ‘평화의 우리집’ 총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당시 소장 A씨가 현장에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오후 추가로 낸 입장문을 통해 “다만, 압수수색 당시 집행 관련 협의 등은 변호인과만 이뤄졌고, 협의에 따라 지하실에서 실제 압수수색을 할 당시 고인이 그곳에 없었던 것으로 수사팀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을 나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는 지난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뉴시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계자들과 함께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을 나서고 있다.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는 지난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뉴시스


윤 의원은 A씨의 사망소식을 접한 직후 검은색 상·하의 차림으로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평화의 우리집’을 찾았다. 윤 의원은 손으로 입을 막고 흐느끼며 쉼터 관계자들을 맞이하는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과 검찰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기자들이 대문 밖에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했다”고 한 윤 의원은 “매일같이 압박감,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썼다.

“나는 소장님과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온 동지들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한 윤 의원은 “뒤로 물러날 곳도 없었고 옆으로 피할 길도 없어서 앞으로 갈 수밖에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버텼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을 부여잡고 씨름하느라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다”며 “우리가 함께 꾸꾸던 세상, 복동할매랑 만들고 싶어 했던 세상, 그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홀로 가게 해서 미안하다”고 썼다.

정의연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A씨의 사망 관련 성명문을 냈다. 성명문에는 “고인은 최근 정의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며 “특히 검찰의 급작스런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남인순, 위안부 쉼터 소장 사망에 “검찰·언론 탓”
눈물 흘린 윤미향, 숨진 소장 계좌로 위안부 조의금 받았다
“내가 죽는 모습 찍으려는 거냐” 불만 터뜨린 윤미향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