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 “제주서 골프치다 상습절도범에게 털렸습니다”

기사내용과 무관한 사진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까마귀가 울면 재수가 없다.”

이런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예로부터 까마귀는 불길한 날짐승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까마귀에게도 반전 매력이 있습니다. 새 중에서는 가장 높은 지능을 자랑한다는 것인데요. 간혹 영리한 걸 넘어 ‘도둑질’까지 일삼는 까마귀도 있다고 하네요.

올해 초 제주지역 중산간에 있는 골프장을 찾았던 A씨가 직접 겪은 황당 사연입니다. 11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A씨는 여느 때처럼 라운딩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갑자기 까마귀 무리가 카트에 들이닥쳐 현금 30만원이 들어있었던 A씨의 지갑을 물고 도망갔습니다.

A씨는 “까마귀에 물건을 털리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캐디의 당부를 그냥 웃어넘겼는데, 정말 이럴 줄은 몰랐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지갑을 가져간 걸 보니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 같다면서 말이죠.

그런데 이 까마귀들, 알고 보니 상습범이었습니다.

10일 도내 골프장업계 관련자들에 따르면 중산간에 있는 일부 골프장에서 까마귀들이 김밥, 과자, 지갑, 옷 심지어 휴대폰까지 물고 달아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사람을 공격하기도 해서 골칫거리 그 자체라고 합니다.

까마귀의 군무. 연합뉴스

까마귀들은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일명 ‘카트 털이’도 한다고 합니다.

도내 골프장에서 캐디 일을 하는 B씨는 연합뉴스에 “까마귀가 그린(잔디) 주변에 카트를 주차하는 곳을 알고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사람들이 그린에 올라간 사이 카트 털이를 할 만큼 영악하다”며 “까마귀가 물건을 훔쳐가는 경우 골프장 측에서는 어찌할 방도가 없어, 라운딩 전 까마귀로 인한 분실물 발생 가능성을 골퍼에게 충분히 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캐디일을 하는 B씨도 참 곤혹스러운 입장인 듯합니다.

중산간 지역에 있는 사려니숲길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에 따르면 3년 전부터 사려니숲길 탐방로 입구 인근에서 까마귀 무리가 날아와 탐방객의 머리나 어깨를 날개 또는 부리로 치거나 탐방객 가방을 열려고 했답니다.

탐방객들이 막대기로 까마귀를 쫓아내려고 하면 잠시 도망치는 척하다가 금세 다시 날아와 또 한 번 머리를 치고 도망가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장은 “까마귀들이 이 같은 행태를 보이는 데에는 방문객들이 가방에서 먹을거리를 던져주는 일을 수년간 겪으면서 생긴 경험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습니다.

제주시는 지난 5일부터 사려니숲길에서 행패를 부리는 까마귀 무리를 포획하고 있는데요. 이 까마귀들이 워낙 눈치가 빠른지라 포획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혹시 제주 중산간 여행을 가려는 분이 계시거든, 도둑 까마귀 패거리들을 조심하세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김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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