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마주친 남편, 아내와 투신” 원주 사건 미스터리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강원도 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원주 아파트 폭발사고로 남편과 아내 그리고 14살 아들이 숨진 이른바 ‘원주 일가족 사망’ 사건이 남편의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손수호 변호사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사건에 남은 의문점들을 짚었다. 앞서 사건은 지난 7일 오전 5시51분쯤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한 아파트 6층에서 일어났다.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고 거실 베란다 난간이 부서질 정도의 폭발이 발생했다. 이후 남편 A씨(42)와 아내 B씨(37)는 1층 화단으로 추락해 사망했고 중학생 아들 C군(14)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손 변호사는 “C군에게 발견된 흉기에 의한 상처는 화재 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망 시점 역시 불이 나기 전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 역시 추락사가 아닐 가능성이 있어 문제다. 목격자에 따르면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떨어졌고 발견 당시 아내는 이미 숨져있었고 남편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며 “아내에게도 흉기에 의한 상처가 있었지만, 흉기에 찔려 사망한 후에 추락한 건지 상처 입은 상태에서 추락해 사망한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부부 사이에 부동산 투자 실패 등으로 인한 큰 갈등이 있었다. 아래층에서 자주 항의를 할 정도로 심한 다툼이 잦았다고 한다”며 “사건 발생 6일 전인 지난 1일 이미 법적으로 이혼을 했다”고 전했다.

설명에 따르면 사건 당일 A씨는 새벽 1시쯤 집을 찾았다. 이후 4시간20분이 지났을 때쯤 그가 인화성 물질을 가지고 다시 들어가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 10분이 흐른 새벽 5시30분쯤 B씨가 집 안으로 들어갔고 21분 후 폭발이 발생했다. 다툼 끝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A씨가 그 전에 방화를 계획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손 변호사는 “당시 출동한 소방관의 충격적인 진술이 있었다. 문을 열고 화재 현장을 들어가자마자 남편 A씨와 눈이 마주쳤다는 것”이라며 “직후 A씨가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아내 B씨와 함께 투신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 진술이 정확하다면 A씨가 B씨와 C군을 흉기로 살해했거나 적어도 흉기로 공격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다”며 “이미 모두 사망한 상태지만 부모와 자녀의 사망 선후에 따라 상속을 비롯한 금전 관련 상황이 달라질 수 있고 양가의 손해배상 문제도 달라질 수 있다. 혹시 범죄에 가담한 외부인이 있다면 공범 가능성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그날의 상황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만 “간혹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부부가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사건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이미 이혼을 한 상태고 B씨 몸에 흉기 상처가 남은 점을 볼 때 남편이 주도한 강력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아내가 귀가한 다음 다툼이 시작됐을 가능성 역시 커 보이진 않는다”며 “아내가 5시30분에 귀가하고 21분 만에 폭발이 일어났다. 그 사이에 아내와 다투고 감정이 격해져 아들까지 살해한 뒤 방화를 준비했다는 건 시간이 너무 짧다”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A씨가 일으킨 계획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아들의 손과 팔에서 흉기에 의한 상처가 발견됐는데 이는 저항의 흔적을 보여준다. 잠자고 있다가 갑자기 살해당한 게 아니라 몸싸움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A씨의 배에서도 흉기에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 자해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여러 정황상 몸싸움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아내와 아들을 동시에 살해할 계획이었는지 아니면 아들을 먼저 살해한 후 우발적으로 아내를 살해했는지 여러 가능성이 있다”며 “처음부터 아들을 살해할 생각이었다면 몸싸움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계획적으로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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