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 ‘데프트’ 김혁규를 상징하는 챔피언은 이즈리얼이다.

그는 팀이 시즌 네 번째 승리를 거둔 28일 아프리카 프릭스전에서도 두 세트 다 이즈리얼을 플레이했다. 1세트에는 카르마와 모르가나, 브라움을 고른 팀원들의 보좌를 받아 폭발적인 대미지를 퍼부었다. 2세트에도 준수한 활약을 펼쳐 ‘플레이어 오브 게임(POG)’을 수상했다.

올 시즌엔 이즈리얼 대 아펠리오스 구도가 바텀에서 자주 나온다. 이날도 같은 그림이 나왔다. DRX는 1세트에 이즈리얼·브라움을, 2세트에 이즈리얼·유미를 선택했다. 아프리카는 두 번 다 아펠리오스·노틸러스 조합으로 나섰다.

같은 챔피언을 했지만 김혁규는 자신의 서포터 챔피언과 상대방의 조합에 따라 다른 아이템 트리를 선보였다. 시작 아이템부터 달랐다. 1세트 때는 ‘도란의 검’을, 2세트 때는 ‘도란의 방패’를 샀다. 이후에도 ‘삼위일체’와 ‘얼어붙은 건틀릿’으로 각자 다른 노선을 탔다.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앞서 국민일보는 28일 아프리카전 직후 김혁규를 만나 인터뷰한 뒤 그 내용을 <‘데프트’ 김혁규 “4연승에 만족하지 않겠다”>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게재한 바 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당시 생략했던, 김혁규가 플레이한 챔피언 이즈리얼에 초점을 맞춘 대화 내용을 추가로 전한다.

-의도적으로 아펠리오스를 내주고 이즈리얼을 가져가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대가 이즈리얼을 할 때나, 이즈리얼로 아펠리오스를 상대할 때나 자신 있어서 그랬다.”

-‘가져가고 싶은 걸 가져가라’는 의미였단 건가. 요샌 아펠리오스를 더 높게 치는 추세던데.
“개인적으로는 이즈리얼을 선호한다. 아펠리오스 대 이즈리얼이 원거리 딜러 하나 차이로 승패가 갈릴 만한 매치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머지 챔피언으로 어떻게 조합을 짜느냐에 따라 우열이 갈리는 수준이다.”
2020 LCK 서머 정규 시즌 1R DRX 대 아프리카전 중계 화면 캡처

-두 세트 다 ‘곡괭이’가 아닌 ‘광휘의 검’을 먼저 사더라. 이러면 ‘마나무네’ 완성이 늦는데.
“광휘의 검을 일시불로 살 수 있다면 무조건 광휘의 검을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1세트엔 대세 ‘죽음의 무도’ 아이템 트리가 아니라 클래식한 삼위일체 트리를 선택했다.
“제가 앞으로 치고나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상황이었다. 카르마와 모르가나의 쉴드를 비롯해 저를 지켜줄 스킬이 많았다. 그래서 얼어붙은 건틀릿 구매도 생략했다. 그 대신 삼위일체와 ‘몰락한 왕의 검’을 사 지속딜 능력 향상에 힘을 줬다.”

-‘수은장식띠’ 구매는 모데카이저의 궁극기 ‘죽음의 세계’를 의식한 판단이었나.
“모데카이저와 트위스티드 페이트 둘 다 의식했다. 팀에서 제가 딜의 대부분을 맡고 있었다. 모데카이저가 저한테 궁극기를 사용했을 때 말고는 한타(대규모 교전)에서 지는 그림이 안 그려지더라. 그래서 빠르게 수은장식띠를 샀다.”
2020 LCK 서머 정규 시즌 1R DRX 대 아프리카전 중계 화면 캡처

-경기 막판엔 코어 아이템이 아닌 ‘분노의 영약’을 사던데.
“해당 턴에 게임을 끝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영약을 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때 아마 제가 2600골드를 들고 있었을 거다. 수은장식띠를 ‘헤르메스의 시미터’로 업그레이드하고, 남는 돈으로 영약을 사면 골드가 딱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2세트엔 마나무네와 광휘의 검까지만 산 뒤 바로 ‘명석함의 아이오니아 장화’를 구매했다. 요즘 이즈리얼은 마나무네와 얼어붙은 건틀릿까지 갖춘 뒤 신발을 업그레이드 하는 게 정석처럼 여겨지는데.
“사실 딱 900골드를 갖고 있어 명석함의 아이오니아 장화를 산 것이다. 얼어붙은 건틀릿의 하위 아이템인 ‘빙하의 장막’을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상대에 조이와 제이스가 있지 않았나. 신발이 없으면 그들의 스킬 세례를 피하기 힘들 것 같았다.”

-같은 아펠리오스·노틸러스와 붙는데 1세트는 도란의 검을, 2세트는 도란의 방패를 샀다.
“1세트는 저희의 스킬샷 적중률에 따라 초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해 도란의 검을 샀다. 2세트는 어떻게 플레이해도 저희 쪽이 주도권을 잡기 어려운 매치업이라고 봤다. 도란의 방패로 라인전 초반을 버티려고 했다. 그런데 기댓값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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