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영화관에서 관람객이 발열 체크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아들과 악수를 한 고령의 아버지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둘은 손을 맞잡은 것 외에는 일절 접촉하지 않았지만,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끝내 남성을 죽음으로 이끈 것이다.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에 따르면 한 가족 모임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몰랐던 아들이 부모 등 16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이들은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국의 역학 조사 결과 가족 중 나이가 많았던 아버지는 아들과 그저 악수만 했는데도 감염됐고, 결국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국은 5명 이상의 가족 모임을 금지했음에도 지침을 지키지 않아 소규모 집단 감염이 끊이지 않는다며 이날 다시 한번 주의를 촉구했다. 타우피크 알라비아 보건부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자녀가 부모를 방문할 때도 포옹하거나 입맞춤하지 말고 거리를 둔 채 마스크를 써야 한다. 제발 너무 가까이 접근하지 말아 달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당국은 또 다른 가족 모임에서 확진자 1명이 21명을 한꺼번에 전염시킨 사례가 있다며 거리 두기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21일 통행금지, 영업·종교행사 제한 등 봉쇄 정책을 대부분 완화하며 마스크 착용과 모임 금지와 같은 개인위생 수칙을 의무화한 바 있다.

한편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29일 0시 기준 사우디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8만2493명이다. 이 가운데 15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주 동안 사우디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3000∼4000명대로 중동에서 가장 많았고, 점차 지역사회 내 감염이 증가하는 추세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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