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 돼지농장의 모습. EPA 연합뉴스

중국에서 새로운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람이 감염될 수도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의 우려도 제기된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대학과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CCDCP) 소속 과학자들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G4’로 명명된 이 바이러스는 신종인플루엔자(H1N1) 계통으로 돼지에 의해 옮겨지지만, 사람에 전염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G4가 팬데믹을 유발한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인간 감염에 필요한 모든 필수적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1∼2018년 중국 10개 지방의 도축장과 동물병원의 돼지들로부터 3만건의 검체를 채취했고, 이 가운데 179개의 돼지독감 바이러스를 분리해냈다. 분석 결과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의 대다수는 2016년부터 이미 돼지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사람과 유사한 감염 증상을 보이는 페럿(Ferret·족제비의 일종)을 이용한 실험에서 G4가 다른 바이러스보다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고, 전염성이 강하며 인간 세포에서 자가 복제도 했다고 밝혔다. 또 바이러스가 변이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 간 전염이 쉬워지면 팬데믹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이번 바이러스가 새롭게 발견된 것인 만큼 인간이 아직 여기에 대한 면역력이 거의 없고, 계절성 독감으로는 관련된 항체도 생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돼지 사육장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항체검사에서 전체 노동자의 10.4%가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직 G4가 사람 사이에 전염된다는 증거는 없지만, 돼지 사육과 관련 종사자에 대한 추적 관찰이 당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우드 케임브리지대 수의학부장은 이번 연구를 두고 “인류가 끊임없이 인수공통 병원균의 출현 위험에 처해있으며, 야생동물보다 인간과 접촉이 잦은 사육 동물들이 중요한 전염성 바이러스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평가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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