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의견표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인권위가 차별금지법 관련 공식적 입장을 발표한 것은 14년 만이다.

인권위는 3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 입법 추진에 대한 의견을 국회에 표명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평등법 제정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당면 과제”라며 “위원회는 평등법 제정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입법 시 방향과 내용 정의에 참조할 평등법 시안을 제시했다. 시안에는 차별의 개념과 범위·국가 및 지자체의 차별시정 책무 규정·구체적인 차별 유형·차별 구제 수단 등이 담겼다. 성희롱을 차별행위에 포함하는 등 새로운 내용도 추가됐다. 법원에서 다툼을 진행하는 피해당사자에 대한 소송지원에 관한 규정도 더해졌다.

인권위가 추진하는 법안의 공식 이름은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로 약칭 ‘평등법’이다. 차별금지의 목적이 평등을 지향하기 위함이고, 기존 명칭 ‘차별금지법’보다 국민들에게 법안의 목표를 정확히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내부 논의에 따른 결과다.

차별금지법은 꾸준한 논의에도 종교계 등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인권위는 반대 여론과도 계속 의견을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 위원장은 “종교 단체나 기관 안에서 이뤄지는 발언은 종교의 자유”라며 “종교적 교리 및 신념을 해치지 않는다는 설명을 통해 끊임없이 대화하며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위가 차별금지법에 목소리를 낸 것은 14년 만이다.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권고안을 만들어 국무총리에게 정부 입법을 권고했다. 하지만 차별금지 조항을 두고 반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인권위가 2001년 출범 초기부터 추진해온 숙원사업이다.

국회에서도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정의당은 전날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최 위원장은 “정의당의 법안을 적극 지지한다”고 공식적 입장을 밝혔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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