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투자자 이모(45)씨는 최근 국내 주식투자 포트폴리오를 싹 바꿨다. 한 자릿수이던 투자 종목을 두 자릿수로 늘리고, 수익이 난 종목과 손실을 본 종목을 매월 함께 팔 경우 손익이 어떻게 되는지 계산해보고 있다. 2023년부터 주식 양도소득을 월 단위로 따진 뒤 20~25%의 양도세를 부과한다는 정부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가 생각하는 전략은 이른바 ‘월간 합산 매매’다. 가령 일부 종목에서 500만원 수익이 났다면 손실이 난 종목도 약 500만원어치를 함께 판다. 그리고 이렇게 손절매한 종목은 즉시 다시 사들인다. 이런 식으로 월 확정 수익을 최대한 0원에 가깝게 한다는 전략이다. 이씨는 “‘똑똑한 한 주’를 엄선해 장기 보유한다는 게 투자 철칙이었지만 이제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30일 말했다.

정부의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확대로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성토가 연일 높아지는 가운데 “이대로 세금을 때려 맞을 순 없다”며 절세 방법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주식을 보유하든 해외주식으로 떠나든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주식투자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다양한 매매 방법을 공유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개미들 전략은 각자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종목당 3억원 이상 보유한 투자자들은 ‘분산 투자’ 확대 전략을 찾는다. 대주주 양도세(20%) 대상이 되는 2021년 4월까지 최대한 종목당 투자 자금을 나누는 것이다. 배당소득세(15.4%)가 양도세보다 세율이 낮다는 점을 활용해 고배당 우량주 투자를 늘리는 전략도 거론된다. 아예 해외주식 비중을 대폭 확대하려는 투자자들도 많다. 해외 주식은 비상장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까지 모두 합산해 공제 규모가 연 250만원에 그치지만, 미국 등 선진국이나 향후 전망이 밝은 신흥국 증시가 최종 수익 측면에서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투자자들은 배우자 증여(10년간 6억원 비과세)를 통해 양도세를 회피하는 ‘편법’을 모색하기도 한다. 수익이 비과세(2000만원) 한도를 넘을 것 같다면 보유 종목 일부를 배우자에게 증여해 확정수익을 낮추는 식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증여일로부터 1년 이내 양도(매도)시 증여자 취득가액으로 양도세를 계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도 수익이 다시 증여자에게 돌아간다면 ‘회피성 증여’로 간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개미들의 양도세 반발 여론이 높아지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이어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재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번 금융세제 개편안이 이른바 ‘동학개미’에 대한 과세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개편안은) 현재 발생한 투자 수익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도소득세가 확대됐으니 증권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고빈도 매매 등을 억제하는 기능과 외국인에 대한 과세를 유지하는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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