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가 이집트 카이로의 연구실에서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기초 원료를 조사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개발 기대감 등에 힘입어 바이오·제약기업 주가가 급등하자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성분 조작 의혹 관련 검찰수사와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의 허가취소 등이 이어지자 투자 유치, 주가 부양 등을 목적으로 선택적 정보 전달을 시도하는 기업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등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는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착수 발표, 임상시험 계획 발표 등 때마다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코로나19 연내 종식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더 집중되는 모습이다. 통상 신약 출시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후보물질을 도출해 전임상, 임상 1상, 2상, 3상 등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후보물질 도출 이후 실제 신약 시판까지 가는 경우는 1만 건 중 1건에 불과하다. 도중에 중단되는 프로젝트가 대다수다. ‘시작이 반’이라는 표현은 신약 개발에 해당되지 않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도 마찬가지”라며 “개발이 완료돼 환자들의 손에 약이 쥐어지기 전까지는 (성공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은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비용적 부담도 크다. 2조~3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에서는 긍정적 소식을 중점적으로 전달해 투자금 유치나 주가 부양을 시도한다. 제약·바이오 관련 지식이 부족한 투자자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신뢰가 높은데 이를 악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임상 결과 중 유리한 지표를 중심으로 성공 여부를 해석하는 식이다. 임상 평가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신약의 주목적 달성 정도를 측정하는 1차 유효성 평가지표다. 2차 유효성 평가지표는 신약의 주목적과 관련된 보조적인 측정치다. 업계 관계자는 “1차 지표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지만 2차 지표가 유의미한 경우 1차 지표 대신 2차 지표를 강조하는 식”이라며 “투자자들은 1차 지표와 2차 지표가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무엇이든 ‘유의미하다’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법적인 문제로 이어진 메디톡스 사태, 인보사 사태 등은 일부 기업의 도덕적 해이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제약·바이오 시장이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발생한 일종의 부작용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품이나 기업으로 인해 해외에서 바라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이미지 손상이 걱정된다”며 “과대평가된 제약·바이오 기업만큼 과소평가된 기업들도 있다”고 했다.

제약·바이오 시장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과 기관의 관리·감독의 병행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서동철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식약처 등 관리·감독 기관에서 전문인력을 추가 채용해 감독 시스템을 강화하거나 현장 실사 빈도를 높이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