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품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사용 명세 의무공개안이 삭제됐다.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유홍 의혹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이 낸 기부금이나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알 수 있다면 국민들의 선의가 바르게 쓰이고 기부 문화도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한 내용이 실현되지 않은 셈이다.

당초 행정안전부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하며 ‘기부자가 자신의 기부금품을 접수한 모집자에게 기부금품 모집·사용 내용의 공개를 요청할 수 있고, 모집자는 요청을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관련 내용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원안에 삽입했다.


하지만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기부금품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이 안이 빠졌다. 대신 ‘기부자는 모집자에게 기부금품 모집·사용 등 장부 공개 요청이 가능하고, 모집자는 요청에 따르도록 노력한다’는 수준에 그쳤다. 기부자의 알 권리를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보면 크게 후퇴한 셈이다.

기부자가 공개 요청할 수 있는 정보의 종류도 구체화하면서 범위가 좁아졌다. 이전 안에는 ‘기부금품 모집·사용 내용’ 공개를 요구할 수 있었지만 최종안은 부금 모집·지출 명세서, 기부물품 모집·출급 명세서, 기부금품 모집비용 지출부 등 5종으로 정하고 모집 관련 명세서는 기부자 본인 것만 공개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 관계자는 “모집 명세서 공개범위를 기부자 본인 것으로 한정한 것은 다른 기부자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하며 필요 시 법률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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