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선수가 극단적 선택 전 어머니에게 보낸 메시지(왼쪽). 오른쪽은 최 선수가 쓴 훈련일지. 그 안에는 자신이 당한 가혹행위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 YTN 보도화면 캡처

소속팀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 고(故) 최숙현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2일 오전 7시 기준 최 선수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긴 청원글 2개가 게시된 상태다. 모두 최 선수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지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자는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에서 차마 말로 담아낼 수 없는 폭행과 폭언, 협박과 갑질,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겪어야 했다”며 “이런 괴롭힘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최 선수가 공공기관과 책임 있는 단체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두가 외면했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 처벌이 이뤄지고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고인은 올해 2월 가혹 행위를 한 가해자들을 고소했다. 두 달 뒤에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협회에 신고하거나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인 최 선수는 생전 소속팀이었던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일부 선배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려진 가해 내용은 회식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어치의 빵을 강제로 먹게 한 것,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 체중 조절 실패를 꾸짖으며 3일 동안 굶게 한 것, 슬리퍼로 뺨을 때린 것 등이다.

결국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에 있는 숙소에서 세상을 떠났다. 생전 나이는 23세.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 확인됐다.

대한체육회는 1일 “스포츠인권센터가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을 감안해 여성 조사관을 배정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며 “이 사건은 경북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돼 검찰로 송치됐다. 지난달 1일 대구지방검찰청으로 이첩돼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체육회는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 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건에 대한 미온적 대처나 은폐의혹에 대해서도 클린스포츠센터, 경북체육회에서 감사·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오는 9일에 열린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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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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