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캡처. 이용 국회의원 제공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인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의 가혹 행위를 신고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 선수와 합숙을 함께 했던 이모씨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또 스포츠계에 만연한 갑질, 구타, 폭행 등을 폭로했다.

지난 28일 이씨는 유튜브 ‘철인3종티비’에 ‘악랄한 폭력에 희생된 고 최숙현 선수의 한을 풀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다.

이씨는 지난 2015년 최 선수가 청소년꿈나무체육단 소속일 때 2주 가량 합숙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6일 제 후배이기도 한 최숙현 선수가 꽃다운 나이 20대 초반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과거 제가 꿈나무청소년 국가대표 감독을 할 때 같이 합숙도 하고 시합도 했던 선수라 마음이 아프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철인3종과 관련된 일이고 이번 사건이 조용히 넘어가는 걸 방지하고 싶어 영상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최 선수는 전국 체전에 다수 참가하고 메달도 많이 획득한 실력있는 선수라고 했다. 그는 “처음 이 사건을 접했을 때 우리나라의 엘리트 스포츠에 몸담고 있는 선수들 중 이런 폭언이나 폭행, 구타를 안 당해본 선수가 있을까 싶었다”고 했다. 이어 “최숙현 선수 외에도 많은 피해자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피해자인 여러 선수들을 접촉해서 증거를 모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최숙현 선수 장례식에서 모 협회 관계자들이 한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영상을 찍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과를 해야할 모 협회가 오히려 장례식에 참석한 다른 동료 선수들에게 입단속을 시켰다고 했다. 그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녹취한 지인이 계신다”며 “또 다른 관계자는 고 최숙현 선수를 굉장히 욕보이는 말까지 했다. ‘인내심이 없어서 그런 선택을 했다, 너희는 더 참고 버텨라’. 제가 그 소리를 들었으면 주먹부터 날아갔을 것”이라고 전했다.

6월 26일 세상을 떠난 A 선수의 마지막 메시지. 이용 국회의원 제공

이씨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내 딸 자식이 그런 대우를 받고 사건이 벌어졌는데 위로는 망정,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노력을 할 망정,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당사자들. 너무 화가 났다”며 “우리나라 스포츠는 선진국이 아니다. 감독, 코치, 체육회, 각 소속 시도 관계자들이 쥐락펴락한다. 선수들의 인권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능력있고 메달있는 선수들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선수들 중에서도 인성이 별로인 사람들이 있다. 나머지 선수들은 그 선수들의 만행을 참고 있어야 한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최 선수가 부모님께 남긴 글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도 했다. 최 선수는 ‘나 이제 할 거 다했다. 그 사람들 처벌받게 해달라’라고 글을 남겼다. 이씨는 “행정적으로, 법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조치들을 취할 생각”이라며 “혹시라도 비슷한 경험이 있거나 지금도 당하고 있는 타 소속 선수들이 있다면 저에게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지금 가르치는 선배, 코치들이 무서워서 이런 얘기를 안 한다면 안 된다”며 “이런 자녀를 두고 계신 분들은 그냥 넘기지 말고 제발 터뜨려라. 내 아이를 사랑한다면 꼭 터뜨려라. 한 대라도 맞은 경험이 있다면 저에게 알려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2일 영상 댓글에 곧 녹취파일 전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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