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유동성이 기다리고 있다. 기존 가계 유동성 자금 1500조에 정부의 1~3차 추경으로 133조가 투입된다. 1633조는 중윗값 9억2000만원 아파트 177만채를 살 수 있는 돈이다. 고액 아파트가 많은 서울에서 평균값으로 계산하면 그 갯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서울 아파트가 124만6242가구이기에 서울 시내 아파트를 다 사고도 남을 유동성이 대기하는 셈이다. 문제는 유동성은 늘어나지만 도시 노동자의 임금 수준은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빈부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

정부는 35조3000억원 규모 3차 추경안 처리를 3일 앞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만 참여한 가운데 3일 만에 이를 모두 심사했다. 당초 원안보다 1000억원 이상의 큰 감액은 없을 전망이다. 거의 모든 안이 그대로 통과되기 때문이다.

시중에 유동성이 풀렸을 때 이가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 또는 취업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에 실패하면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 1가구 1필수재인 아파트를 비교하자면 정부의 추경 133조만으로 서울 중윗값 아파트 14만4565채를 살 수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서울 아파트 매물을 모두 사들이는 것은 물론 25개구 중 최소 3개구의 아파트를 모두 매입할 수 있는 막대한 금액이다.


계산이 너무 추상적일지라도 전혀 터무니 없는 계산은 아니다. 선진국은 가계 자산 비율 중 절반 정도가 부동산에 투자되지만 국내는 76%에 달한다. 증시나 산업계로 자금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다면 결국은 돌고돌아 부동산에 안착할 수밖에 없다.

역대급 추경으로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했음에도 이 유동성이 일부 이해관계자의 호주머니에만 머무른 채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을 높이지 못한다면 부동산 대란과 빈부격차, 젊은 세대의 박탈감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돈의 가치는 자꾸만 떨어지는데 노동자 임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이유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5명 국회의원이 3일 동안 35조 추경을 심사했다. 추경의 제대로 된 판단은 후대에서나 가능할 듯 하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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