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 운동가인 네이선 로 전 데모시스토당 주석이 2017년 10월 24일 보석으로 석방된 뒤 지지자들과 찍은 사진. 네이선 로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을 떠났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인 네이선 로 전 데모시스토당 주석이 국가보안법 시행 직후 해외로 망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홍콩을 떠나기 전 미국 하원 청문회에 화상으로 출석해 “자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네이선 로는 전날 오후 페이스북 영상 메시지를 통해 홍콩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무대에서 홍콩 지지 운동을 계속해나가고 싶다”며 “개인적인 상황에 대해 너무 많이 공개하지는 않겠다. 언제 홍콩으로 돌아갈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 의회에 홍콩 상황을 증언하기로 결심했을 때 중국의 독재 위협을 전 세계에 알리는 민간 외교를 계속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네이선 로는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미 하원 청문회에서 “홍콩보안법으로 인해 누구든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며 “내가 사랑하는 이 도시는 이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자유를 포함해 많은 것들이 사라졌다”고 했었다.

미 하원은 청문회 당일 홍콩 보안법 시행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과 거래하는 은행을 제재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 상원도 바로 다음 날 해당 법안을 만장일치 동의로 승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서명만 남은 상태다.

홍콩 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지난달 3일 홍콩 입법회 앞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저지에 유럽 지도자들이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네이선 로는 조슈아 웡 등과 함께 지난 2014년 홍콩의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홍콩 입법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2016년 10월 의원 선서식에서 홍콩 기본법에 부합하는 선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첫날인 지난 1일, 반대 시위를 진압하던 홍콩 경찰이 취재기자들을 향해 최루액을 뿌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홍콩 보안법 시행을 위한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3일 홍콩국가안보공서(국가안보처) 서장으로 강경파 인사인 정옌슝 광둥성 당위원회 상무위원 겸 비서장을 임명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국가안보처는 보안법에 근거해 안보 관련 사안의 수사권을 갖는다.

홍콩 정부 산하에 설치되는 국가안보수호위원회 고문에는 뤄후이닝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 주임이 임명됐다. 연락판공실 주임은 홍콩에 주재하는 중앙정부의 최고 책임자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