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법원. 연합뉴스

제주지방검찰청이 핵심 증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특수 강간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중국인이 석방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특수강간), 강간, 출입국관리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중국인 A씨(42)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특수강간과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에 따르면 불법체류자인 A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오후 8시쯤 서귀포시 한 주택에서 같은 국적 여성 B씨(44)가 성관계를 거절하자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해 강간했다. A씨는 이튿날인 25일에도 피해자를 또다시 강간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며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피해자에 대한 경찰·검찰 진술조서와 피해자가 작성한 고소장에 대해 전부 동의하지 않았다.

검찰은 유력한 증인인 B씨에게 법정에서 진술을 듣고 혐의를 입증하고자 했으나 B씨가 ‘다시는 한국에 가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혀 해당 문서를 증거로 사용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례는 피해자가 소재 불명이거나 이제 준하는 사유로 법정 진술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따라서 피해자가 작성한 고소장과 진술 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 이유를 밝히는 동시에 검찰이 피고인의 혐의 입증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했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무사증으로 제주에 체류 중이어서 체류 기간이 끝나기 전 출국할 수 있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었음에도 수사기관은 피해자가 중국에 출국할 계획이 있는지, 또 출국 후 한국에 입국할 계획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면서 구체적인 규명이 필요한 데도 검찰은 지난 1월 피고인을 기소한 후 피해자가 출국할 때까지 아무런 증거보전절차를 밟지 않았고, 중국 사법당국에 공조 요청을 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양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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