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과 젠지의 서머 시즌 첫 대결은 T1의 완승으로 끝났다.

T1은 3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젠지에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양 팀은 나란히 4승2패(세트득실 +3)를 기록해 공동 3위에 올랐다.

젠지로서는 몹시 유리했던 1세트를 허무하게 놓친 게 크게 아쉬울 법했다. 30분경부터 젠지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시 이들은 영혼 중 가장 좋다는 바다 드래곤의 영혼을 얻어 우위를 점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내셔 남작 버프를 빼앗겨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했다.

당시에 훨씬 더 강한 화력을 보유했던 젠지다. 이들은 왜 한타를 열지 못하고 절반 승률의 강타 싸움을 해야 했을까. 게임을 다시 보면 바다 드래곤을 사냥하던 ‘라스칼’ 김광희(케넨)가 제때 내셔 남작 둥지 쪽으로 순간이동할 수 없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영혼이 걸린 바다 드래곤이 등장하기 18초 전인 30분15초경의 게임 장면. 김광희가 순간이동을 강타로 바꿨다. 중요한 오브젝트 싸움을 앞두고 있었던 만큼 강타 싸움에 힘을 보태려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30분33초경 바다 드래곤이 협곡에 등장했다. 42초경부터 김광희와 ‘룰러’ 박재혁(이즈리얼)이 이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바다 드래곤을 포기한 T1은 승부수를 띄웠다. 47초경부터 내셔 남작에 스킬을 퍼부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칸나’ 김창동(사일러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고른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미드 푸시력이 밀렸고, 상대의 시야를 뚫기도 힘들었다. 드래곤을 먹기도 힘들어서 내셔 남작을 놓고 심리전을 하기로 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고른 최선의 선택이었다. 강타 싸움은 우리 팀이니까 믿어야지 다른 수가 없었다. 올라프가 ‘무모한 강타(E)’에 고정 대미지가 있어 강타 싸움에 강하다. 최선이라 판단하고 도박을 걸었다.”

T1은 빠른 속도로 내셔 남작의 체력을 깎았다. 김광희와 박재혁을 제외한 젠지 3인은 T1의 내셔 남작 사냥을 저지하기 위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바다 드래곤을 사냥하던 박재혁도 53초경 순간이동해 4초 뒤인 57초경 내셔 남작 둥지 인근에 도착했다.

그러나 김광희는 올 수 없었다. 화면을 보면 사용 가능했던 순간이동에 쿨타임이 돌고 있다.

김광희는 박재혁이 순간이동하기 직전인 52초경 바다 드래곤에 강타를 썼다. 봉인 풀린 주문서로 다른 소환사 주문을 쓴 뒤 원래 주문을 쓰기 위해서는 약 10초간의 쿨타임이 필요하다. 그는 31분02초경이 돼서야 순간이동을 눌렀다. 당시 내셔 남작의 체력은 2019. 이미 강타 싸움이 시작됐다.

31분06초경 김광희가 순간이동을 끝마쳤다. 하지만 T1은 일찌감치 버프를 얻은 뒤 퇴각 중이다. 김창동은 “김광희가 강타를 들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내셔 남작을 칠 때 순간이동이 쿨타임이라는 것까지는 계산 안 했다”고 밝혔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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