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이 5일 경남 창원 아라미르 골프앤리조트 미르코스에서 열린 2020시즌 KPGA 코리안투어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최종 4라운드 7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이지훈(34)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힘차게 출발한 2020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개막전을 정복했다. ‘몰아치기’가 속출하며 연일 요동쳤던 리더보드는 연장 접전 끝에 이지훈의 역전승을 쓰고 마침표를 찍었다. 오랜 무명생활을 지낸 이지훈은 ‘코로나 시즌’에 투어 통산 2승을 수확하고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지훈은 5일 경남 창원 아라미르 골프앤리조트 미르코스(파72·7245야드)에서 열린 2020시즌 KPGA 코리안투어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쓸어 담고 9언더파 63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는 21언더파 267타. 동타를 친 김주형(18)과 18번 홀(파5)에서 펼친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고 우승을 확정했다. 올 시즌 투어에 걸린 첫 우승 상금 1억원은 이지훈의 손에 쥐어졌다.

이지훈은 2005년 12월에 KPGA로 입회한 뒤 15년간 널리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동명이인이 많은 그의 이름은 회원번호 ‘730’을 뒤에 붙여야 구분이 됐다. 2013년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수석 합격하고 2015년 투어 그린적중률 1위(75.32%)에 오를 만큼 탄탄한 기량을 쌓았지만, 유독 우승과 연을 쌓지 못했다. 2017시즌 카이도 온니 제주오픈 위드 화청그룹은 그가 이번 대회에 앞서 유일하게 우승했던 대회다.

이번에는 달랐다. 공동 31위에서 컷오프라인을 통과한 이지훈은 전날 5타를 줄이고 공동 14위로 도약하더니 이날 9언더파를 몰아쳐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서 정규 라운드를 완주했다. 마지막에 동타로 추격한 김주형의 도전도 뿌리쳤다. 이지훈은 연장전에서 깃대를 뽑지 않고 과감하게 친 버디 버트를 성공시켜 파에 그친 김주형을 따돌렸다.

김주형의 코리안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 도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김주형은 만 17세였던 2019시즌 아시안투어 파나소닉오픈 인디아를 정복하고 지난 3월 25일에 KPGA에 입회한 코리안투어 신인이다. 4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출발했던 김주형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주춤했지만, 이지훈과 2타차 간격으로 임한 마지막 18번 홀에서 이글을 잡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홀컵까지 한 걸음 간격의 버디 퍼트를 놓쳐 투어 데뷔승이 불발됐다.

살아있는 최연소 우승 기록은 이상희(28)가 2011년 NH농협오픈을 정복하고 썼던 만 19세 6개월 10일이다. 2002년 6월 21일생으로 만 18세 14일인 김주형에게 이상희의 최연소 기록을 경신할 기회는 내년 마지막 대회까지 남아 있다. 지난 3월 25일에 KPGA 투어에 입회한 김주형은 오는 9일에 차기 대회로 개막하는 군산CC오픈을 포함해 이달 중으로 투어 첫 승을 신고하면 입회 후 최단 기간 우승의 진기록을 세울 수 있다. 이 기록은 2007시즌 개막전 토마토저축은행오픈에서 입회 125일 만에 우승한 김경태(34) 이후 13년간 단축되지 않았다.

첫날 코스레코드 신기록(10언더파)을 쓰고 2리운드까지 선두를 내달렸던 홍순상(39)은 3라운드부터 급격하게 무너져 우승을 놓쳤다. 홍순상은 이날 2타룰 줄인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공동 13위에서 대회를 마쳤다. 이지훈·김주형과 함께 마지막까지 우승을 경쟁했던 지난 시즌 KPGA 투어 대상 수상자 문경준(38)은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창원=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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