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총장이 추미애 법무장관의 수사지휘 문제를 검사장 회의를 통해 다수결로 풀어보려고 하는 건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며 “윤 총장이 최종적으로 (수사 지휘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 추 장관의 수사 지휘권 발동 후 전국 고검장·지검장 회의를 소집한 윤 총장의 행태를 이같이 지적하며 “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특임검사 권한을 주는 것이 추 장관이 ‘보고받지 말라’고 했던 수사 지휘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비법조인이지만 현 여권 내 핵심 실세로 꼽히는 그는 법사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연일 검찰개혁과 과거 관행을 깨는 법사위 운영을 강조하고 있다. 윤 의원은 5일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21대 국회 법사위 운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윤석열 총장에 결단하라 했는데, 못 알아듣는 듯”


-추 장관이 수사 지휘권을 행사하기 전인 2일, 윤 총장에게 서울중앙지검에 특임검사 권한을 주고 외압 없이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결단하라는 목소리를 냈었다.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총장이 스스로 (특임검사 권한을 주는 것을) 결단하라고 했던 것인데, 잘 못 알아듣는 것 같다. 검·언 유착 사건을 일선 검찰에서 열심히 수사하고 있는데 자꾸 끼어들어서 방향을 틀어버리고 방해하는 듯 하니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다. 현 수사팀에 특임검사 권한을 주는 것이 추 장관이 ‘보고받지 말라’고 했던 수사 지휘의 의미다.

지금은 윤 총장이 자기 측근 챙길 때가 아니다. 후배 검사들 몰고 다니는 거 좋아하고 자기랑 인연 맺은 사람과 의리를 지키며 살아온 걸 알지만 그렇게 소의에 매달리기보다 검찰 전체가 깨끗한 검찰로 새로 태어나겠다는 각오와 결의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잘못을 했으면 책임을 지우는 그런 모범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15년 전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이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을 수용한 뒤 사퇴한 것 때문에 윤 총장 사퇴를 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물러나기로 한 결정이 잘못된 것이다. 총장으로서 견해가 다르면 나는 다르다고 이의제기를 하든가, 그건 안 하고 지휘를 수용하면서 사임한 것은 정권과 검찰 사이에 잘못된 사인을 준 것이다. 만약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왜 잘못됐는지 이유를 밝히고, 그러면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지휘는 지휘이니 받아들이고, 검찰 내부 검사장들이 격앙된 분위기라 잘못된 결정을 한다면, 그건 또 한 번 잘못하는 것이다.”

“윤석열 총장, 임기 보장됐으니 제대로 개혁하라는 것…기대 많이 무너져”


-여권이 ‘윤석열 흔들기’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임기까지 보장된 검찰총장 하고 있으니까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지금 검찰이 과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확실히 끊고 있는 것 같지 않다. 특수부에 걸리면 죄인 아닌 사람이 없게끔 탈탈 터는 먼지털이식 수사를 해서 피의자 인권이 완전히 무너지다시피 했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수사를 받다가 목숨을 끊고 그랬나. 검찰개혁을 하려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임명하셨으니 임기에 대해선 우리가 이야기할 권리는 없다.”

-윤 총장의 검찰개혁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인가.
“그렇다. 앞서 말한 문제와 더불어 또 하나가 제 식구 감싸기다. 검사의 범죄 기소율이 1%가 안된다. 검사는 무결점인가? 다른 공직자보다 훨씬 더 검사들이 깨끗한 집단인가. 영화나 드라마 보면 분명히 아닌데 정작 기소가 안 된다. 검사들이 직무 수행 과정에서 인권 침해나 직권 남용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법사위에 와서 깜짝 놀란 게 단 한 건도 지금까지 검사가 직무상 잘못으로 기소된 예가 없다고 한다. 참 희한한 일이다. 그런 것들을 말끔히 씻어내고 새로운 검찰이 되어달라는 소망이 담겨있는 인사가 윤 총장 인사였는데, 그 기대가 많이 무너지고 있다.”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 출범과 검찰개혁에 몰두하는 이유는.
“검찰개혁이 시작과 끝은 아니다. 그걸 굳이 정치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으면 좋겠다. 검찰이 바로 서고, 고위공직자들이 깨끗해지는 게 결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다. 또 정권 말기마다 권력형 비리, 무슨 게이트로 단임 대통령 5년 임기 중 1~2년은 아무 일도 못하고 끝나는 제도적 결함이 있다. 이런 것도 공수처든 검찰이든 사정 기관이 엄정하게 자리를 지키고 역할하면 근절될 수 있다. 그 자체가 국민에게 이익이고 정권에도 이익이다.”

-공수처법이 15일 발효되는데, 야당에서는 계속 반대한다.
“늦어도 7월 임시국회 내 공수처와 관련된 법안들,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 추천위원회 운영규칙은 처리가 돼야 한다. 야당에선 운영규칙 마련도 안됐는데 위원 추천을 어떻게 하냐고 하지만, 이미 공수처법 부칙에 준비행위 할 수 있도록 규정했고 추천위원회 관련 조항에 운영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있다. 운영규칙 없어도 이미 추천위원회 구성해서 운영할 수 있다.”

-공수처장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나.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분이 돼야 하는 거 아니겠냐. 이를테면 성향이 진보적이냐 보수적이냐 이런 것 말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공정사회를 위해 불의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강한 분이어야 한다.”

-최근 여당 추천위원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은 배제하기로 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는데.
“민변이 무슨 과격 집단도 아니고 민변은 된다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이를테면 추천위원 7명 중 6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니 추천위 내에서 극단적으로 대립하기보다는 최대한 타협을 이끌어내서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는 임무를 다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법사위원장, 검찰과 법원에 수사 재판 로비 심부름하는 자리 아냐”

-법사위 운영과 관련해 체계자구심사권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려면 상임위마다 법안 심사가 더 철저히 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장이 체계 자구를 심사해서 자구 수정 권한은 의장에 있으니까 수정해 나가고. 체계의 문제점이 있는 거는 상임위로 다시 돌려보내서 재심의를 하도록 하면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 그러려면 각 위원회가 법안 심사를 더 책임있게 해야 한다.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정부의 재정 여력과 안게 될 예산 부담까지도 책임있게 살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기존의 법사위 부작용은 최소화해야한다.”

-법사위 과거 관행을 끊겠다고 발언해왔다.
“법사위가 상원 역할 하면서 (다른 상임위에) 갑질하는 것은 안하려고 한다. 체계 자구와 무관한 심사를 해서 다른 상임위 권한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상임위 법안을 다루면서 주무부처 장관을 불러다놓고 현안 질의하고 혼내는 관행도 깨버리려고 한다.”


윤 위원장은 여야 원구성 협상 당시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요구하며 ‘여당에 숨길 게 많아서 법사위원장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던 점을 먼저 거론했다. 그러면서 “법사위원장이 검찰이나 법원에 재판이나 수사 로비하는 자리였었나보다”며 “나는 그런 자리인줄 모르고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도 권력이라고 이걸 갖고 검찰과 법원에 로비해서 비리 정치인, 불법을 저지른 정치인들을 보호하고 그럴 시간에 정치나 잘할 생각하라고 해야겠다”며 “관행적으로 (우리 당에서도) 그렇게 했을 수 있으나 법사위원장이 그런 심부름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법사위원장이 비법조인 출신으로 강력한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지난해 공수처법 처리 과정에서도 여권에 수차례 민원이 들어왔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윤 위원장은 윤 총장과 사석에서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법사위원장이 된 뒤 아직까지 검찰이나 사법부에서 의논할 게 있다거나 식사를 하자고 요청한 경우도 없다고 했다.

-21대 국회 법사위는 그런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겠다는 것인가.
“보수 정권 때 우병우 민정수석이 있으면서 선거법 위반 관련자 기소할 때 즈음 되니 야당 몇 명, 여당 몇 명 이렇게 구색맞추기 식으로 기소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라. 민정수석이 검찰과 내통하면서 정치인에 대한 수사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할 때의 이야기다. 지금 김조원 민정수석은 검사 출신도 아니고 거래가 되나. (안 돼서 불만이라는 소리가 당에서 나오던데) 오히려 그런데, 여당이 안하는데 왜 야당이 하려고 하느냐는 말이다.

우리는 지난번 공천할 때 국회의원 후보 자격 중 도덕성 기준을 가장 엄격하게 봤다. 그래서 요만큼의 흠집이도 국민이 과연 용납할 수 있는 것인가 끝까지 확인했다. 문재인정부의 정권 운영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우리 당은 도덕과 법의 기준에 부합하는 인사를 하려 노력해왔고, 만약 문제 있는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공직자가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지 뭘 비호하고 봐주나.”

-조국 전 장관 수사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여권에선 왜 우리 편에게 이러느냐는 불만이 있는 것 아닌가.
“네 편 내 편 문제는 아니다. 사회적 상규의 문제랄까. 누군가 거짓말했을 때 공직자로서의 거짓말이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냈다면 책임져야 될 일이지만, 사소한 거짓말 한 번 한 걸로 이 사람은 모두 도덕적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진 않지 않나. 법과 도덕에 비춰볼 때 공직을 맡을 만한 자격이 있는가, 없는가를 평가하고 결정하는 것은 인사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영역이다. 법 위반을 보는 검찰이 도덕성 검증하듯 운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아닌가. 그런 부분에서 제 나름의 견해는 있지만 특정인 사안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겠다.”

-지난 총선 당시 경선 과정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의원들도 있다.
“당내 경선은 선거법으로 규정하기보다 당헌당규에 따라 관리했고 경선 결과에 다 승복했다. 일부 승복 않고 검찰에 고발한 분들이 경선 당시 ARS 투표 과정에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하고 그래서 검찰이 여론조사 회사를 압수수색했다고 한다. 그분들 주장처럼 우리가 경선을 허술하게 진행하지 않았다. 뒤져보셔도 나올 게 별로 없을 거다.”

김나래 신재희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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