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의 젊은 윙어 송민규(20)가 주가를 높이고 있다. 주말 경기에서 득점포와 도움을 한꺼번에 기록하며 최근 상승세를 확실하게 드러낸 모습이다. 활약이 이어진다면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내년 도쿄 올림픽 승선까지 기대해볼만 하다.

송민규는 5일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0 10라운드 성남 FC와의 경기에서 주 포지션인 왼쪽 측면에 선발 출전해 2골을 넣고 도움도 하나 추가했다. 지난 9라운드 광주 FC와의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이다. 첫번째 포항의 포문을 열었던 멋진 중거리 슛과 후반 상대 추격 의지를 꺾어버린 팀의 세번째 골 모두 그림 같았다. 일류첸코에게 준 골 도움 장면에서는 감각이 돋보였다.

송민규가 현재까지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4골 2도움이다. 지난해에는 27경기에 나서 기록했던 2골 3도움을 이날 경기로 뛰어넘었다. 지난 시즌 막판 활약하며 보여줬던 잠재력이 폭발하는 모습이다. 송민규는 올 시즌 팀 선배 골잡이 김승대(현 강원 FC)가 쓰던 12번을 물려받아 활약하고 있다. 애초 팀이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이날 경기에서 송민규는 왜 자신이 기대받는 선수인지를 여실하게 보여줬다. 과감한 돌파뿐만 아니라 공간을 허용하면 가차없이 날리는 영점잡힌 슈팅까지 모두 강력했다. 중앙공격수 일류첸코와의 호흡 등 센스있는 움직임도 돋보였다. 성남의 수비진은 송민규의 왼쪽을 막는 데 집중하다가 반대편의 팔라시오스에게도 결국 한 골을 허용했다. 송민규는 지난 5월 인천 유나이티드 경기에서 팔로세비치의 로빙 패스를 받아 꽂아넣었던 멋진 발리골, 지난 라운드 광주전에서 상대 골문 반대편에 꽂았던 대포알 슈팅 장면에서도 고급스러운 슈팅 기술을 자랑했다.

송민규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달라진 건 슈팅의 파괴력이다. 본격적으로 팀에서 주전 활약한 지난해까지도 이미 위력적이고 과감한 드리블이 돋보이는 선수였지만 골을 많이 넣는 선수는 아니었다. 한 시즌만에 무기를 추가한 셈이다. 송민규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는 상대 수비가 제 정보를 모르다보니 바짝 붙었는데 올해는 그걸 파악하고 덜 붙는 것 같다. 오히려 그게 편하다”면서 “드리블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슈팅도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민규는 가파른 성장세의 공을 은사 김기동 감독에게 돌렸다. 송민규는 “감독님이 ‘요새 축구 재밌지’하고 자주 물어보신다”면서 “감독님이 하라고 하면 잘 되는 것 같다. 골키퍼 보이면 곧바로 때려라고 하셨는데 그대로 했더니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반박자 빠르게 가까운 쪽에 붙여 골키퍼 허를 찔렀던 두 번째 골에 대해 “골키퍼 코치님께 물어본 결과”라면서 “반박자 빠르게 꺾어차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는 올림픽 대표팀을 지휘하는 김학범 감독이 찾아와 관전했다. 이날 출전한 22세 이하 선수들 중에서 유난히 돋보인 송민규의 활약은 깊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올림픽 대표팀에 송민규가 가더라도 경쟁력은 충분하다”면서 “그럴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김학범 감독의 스타일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감독이 원하는 걸 할 능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성남=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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