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연안채낚기연합회 소속 어민들이 지난 3일 강릉시 주문진항 일원에서 서·남해 근해자망 어선의 원정 조업에 반발하며 집회를 가졌다. 강원도연안채낚기연합회 제공

강원도 동해안에서 ‘오징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어군이 형성되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오징어 조업에 서‧남해지역 근해 자망어선이 원정조업에 나서면서 어민 간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항에서는 남해안 등 타지에서 온 어선 10여척과 동해안 지역 어민들이 대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동해안 어민들이 “다른 지역의 대형 어선이 동해안 오징어를 싹쓸이하고 있다”며 원정 어선이 잡은 오징어를 뭍에 내리지 못하게 막은 것이다.

동해안 어민들은 “예년에 비해 많은 오징어가 잡히고 있는데, 원정 어선이 동해안을 찾아와 자망으로 어린 오징어까지 마구잡이로 잡아내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원도연안채낚기연합회 윤국진 회장은 “원정 어선들은 어군을 탐지한 뒤 그물을 내리는 방법으로 어획에 나서 오징어를 싹쓸이하고 있다”며 “이를 막을 수 있는 법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6일 강원도 연안채낚기연합회에 따르면 서해와 남해의 근해자망 어선 20여척이 지난달 중순부터 동해 연안 6마일 부근에서 그물을 이용한 조업에 나서고 있다. 동해안 어선은 주로 낚시 형태인 채낚기 어선과 연안 자망어선이 소규모 조업을 하는 반면 근해 자망어선들은 규모가 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오징어를 잡고 있다. 연안자망은 최대 길이가 4000m에 불과하지만 근해 자망은 무려 1만6000m에 달한다.

어민 간 대치소동은 다른 지역 어선의 강원도 연안 어업을 오는 10일까지만 허용하기로 합의하면서 끝이 났다. 하지만 서남해 근해 자망어선의 동해안 조업을 막을 수 없는 규정이 없어 마찰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

도는 해양수산부에 근해 자망 어선의 오징어 포획 전면 금지 등 대책 마련을 건의하고 나섰다. 강원도환동해본부 김종광 수산개발 담당은 “4~8월이 참조기 조업 금지 기간으로 정해지다 보니 조기 조업에 나서지 못한 서남해 어선이 동해안에 와서 오징어를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근해 자망어선의 오징어 포획금지 기간을 정해줄 것과 강원도 안에서는 근해 자망으로 오징어를 잡을 수 없는 조업구역 금지를 정해달라고 해수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동해안에서 잡힌 오징어는 3872t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74t과 비교하면 1400t 가량 늘어난 것이다. 현재 동해안 6개 시·군에선 하루 평균 189척(연안자망 118척, 채낚기 42척, 정치망 29척)의 오징어잡이 배가 활동 중이다.

오징어는 동해안 어민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1970년대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은 한해 4만3000t에 달했다. 하지만 북한 해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의 남획 등으로 2016년 7019t, 2017년 4394t, 2018년 3551t, 지난해 4294t까지 감소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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