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잠적한 광주 60대 남성이 암 투병 중인 아내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공사장에서 일했다는 상당수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시와 보건당국은 6일 밤 잠적한 A씨의 신병을 10시간 만에 확보했다고 7일 밝혔다. 전남 영광군에서 이날 오전 9시30분쯤 소재가 드러난 이 남성은 즉각 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을 쉴 수 없었다”며 “하루 벌어 하루 생활하는 처지에 코로나19로 집에만 있거나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당장 가족들의 생활이 곤란하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직후 상당수 언론은 A씨가 암 투병 중인 아내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사장에서 일을 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하지만 광주시와 동구의 확인결과 A씨는 아내를 둔 적이 없는 독신남자로 밝혀졌다. 행정복지센터에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관련서류를 떼보니 그동안 결혼을 한번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 관계자는 “A씨의 아내가 암 투병 중이고 코로나19 확진판정 이후 치료비를 벌기 위해 잠적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다”며 “아내가 없는 A씨에 관해 어떤 경로로 보도가 이뤄졌지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광주 동구 용산동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A씨가 6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주 85번 환자와 접촉한 A씨는 역학조사 대상자에 포함됐다가 검사결과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 118번으로 분류됐다.

감염 고리가 광주사랑교회로 파악된 A씨는 당일 오후 11시 보건 당국으로부터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휴대전화를 끈 뒤 잠적해 보건당국을 긴장시켰다.

그는 잠적 직전 보건당국 관계자와 전화통화에서 “먹고 살 일이 걱정이다. 자가격리나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취지의 말을 한 뒤 소식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이 격리 병상을 배정하고 119음압구급차를 거주지로 보냈으나 A씨의 행방은 묘연했다.

A씨 행적을 쫓아 추적에 나선 보건 당국과 경찰은 7일 오전 A씨를 전남 영광 모 공사장에서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생계를 꾸리는 A씨는 일감을 얻기 위해 영광까지 이동해 인테리어 업자 등과 밀접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밀접 접촉자들에 대한 진단검사와 함께 자가격리 조치했다. A씨는 영광 119음압구급차로 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A씨 거주지 주변의 인력을 총동원하고 모든 직원을 비상 소집해 잠적 10시간 만에 A씨의 신병을 무사히 확보했다.

보건당국은 A씨에 대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휴대전화 위치추적 끝에 다행히 A씨를 찾아 신속히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