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는 주장이 또다시 나오면서 감염 경로를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전 세계 32개국 과학자 239명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의 공기 감염 가능성을 제기하고 예방 수칙 수정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기모란 국림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나라는 아직 기존 방역 수칙을 변경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기 교수는 과학자들이 WHO에 보낸 공개서한에 대해 ‘WHO를 향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그는 “WHO 공식사이트에 들어가면 아직도 마스크를 쓰라는 안내가 없다”며 “일반인 대상으로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지, 1m 이상 거리두기 등이 나와 있는데 마스크 쓰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 쓰기의 경우 천 마스크를 이렇게 쓰라, 병원이나 치료시설에서 어떻게 쓰라는 등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안 한다”며 “과학자들은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서 (공기 감염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 교수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공기(에어로졸) 전파 가능성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메르스 당시) 평택성모병원에서 환자가 있던 방에서 여러 크기의 입자들을 배출해두고 다른 병실에서 얼마나 포집이 되는지 봤다”며 “그렇게 해보니 다른 방에서도 작은 사이즈의 비말이 다 잡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있었던 방에 공기를 포집해 봤더니 메르스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논문도 있다. 또 메르스에 감염된 동물을 케이지에 넣고 관으로만 다른 케이지에 연결해 그곳에 있는 동물이 감염되는 것을 확인한 실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기 전파의 가능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해 본 게 아니라 직접 증거는 아니다”라고 했다.

기 교수는 이번 공기 전파 가능성 제기로 우리나라의 기존 방역수칙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공기 전파에 준해서 모든 방역 조치를 한다는 게 우리나라의 입장이다”며 “전 국민에게 마스크 쓰기를 권고한 것(이 그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기침하면 아주 작은 (비말은) 멀리까지 갈 수 있고 난방이나 냉방으로 건조해지면 아주 가벼운 비말핵(바이러스) 돼서 에어컨 등을 통해 한 번에 날아갈 수 있다”며 마스크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해 아직 기존 방역 수칙을 변경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공기 전파의 위험성을 고려해 밀폐된 공간을 피하고 주기적인 환기를 강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공기 전파의) 가능성은 계속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일반적인 호흡이나 대화를 통해서 만들어진 작은 비말들이 전염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느냐도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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