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들어서는 김모(오른쪽) 감독과 고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 뉴시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모 감독이 고(故) 최숙현 선수의 어머니에게 딸의 뺨을 때리라고 강요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감독은 최 선수에게 폭언·폭행을 일삼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7일 “2017년 4월쯤 김 감독이 우리 부부 앞에서 딸의 뺨을 때렸고, 아내에게도 딸의 뺨을 때리라고 지시했다”고 중앙일보에 밝혔다. 당시 그 자리에는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팀 주장, 장모 선수도 있었다고 한다.

최 선수의 아버지에 따르면 김 감독은 사건 당일 부부를 딸이 생활하던 경북 경산의 숙소로 불렀다. 최 선수가 이틀동안 숙소를 무단이탈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김 감독이 “(최 선수가) 잘못했으니 어머니가 직접 혼내야 한다. 내가 보는 앞에서 딸의 뺨을 때려라”라고 지시했다는 게 최 선수 아버지의 주장이다.

최 선수 아버지는 “결국 숙현이 엄마가 감독 앞에서 손동작을 크게 하는 척하며 딸의 뺨을 때렸다”면서 “딸을 때려야 했던 숙현이 엄마도 울고, 숙현이도 울었다”고 했다. 당시 만 19세였던 최 선수는 경북 체고 졸업 후 실업팀에 갓 입단한 상태였다. 그런 최 선수에게 김 감독은 비속어를 사용하며 부모 앞에서 직접 뺨을 때리기도 했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이 모든 과정을 장 선수가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아내는 장 선수의 손을 꼭 잡고 ‘우리 딸 좀 잘 다독여 달라’고 당부한 뒤 숙소를 나왔다”고 말했다.

최 선수의 부모는 그때까지만 해도 딸이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는 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감독이 시키는 대로 해야 딸이 운동선수로 성공할 줄 알았다”면서 “딸을 잘 봐달라는 의미로 숙현이 엄마가 무릎도 꿇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당시 숙소를 함께 썼다는 동료 A씨도 최 선수의 부모가 감독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 뺨 때리는 소리와 감독의 욕설 등을 모두 목격하거나 들었다고 주장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의 숙소에서 몸을 던져 세상을 떠났다. 녹취록, 징계신청서, 변호인 의견서 등을 종합하면 최 선수는 생전에 “감독, 팀닥터, 선배 2명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 감독과 장 선수, 다른 선배선수는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상태다. 이들은 6일 오후 국회에서 최 선수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각종 자료를 종합해 판단한 결과 가해자들의 혐의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 김 감독과 장 선수를 영구제명했다. 다른 선배선수에게는 자격정지 10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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