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체조선수 캐서린 라이온스. 출처:영국체조협회 홈페이지

고(故) 최숙현(23) 선수가 국내 트라이애슬론팀 내 상습적 폭력을 폭로하면서 체육계의 고질적 문제인 가혹행위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영국에서도 유사한 폭로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영국 ITV는 전 유럽선수권대회 주니어 챔피언인 체조선수 캐서린 라이온스(19)와 영연방국가들의 경기대회인 커먼웰스게임 금메달리스트 리사 메이슨(38)이 코치로부터 구타 등의 폭력행위를 참아왔다고 보도했다.

라이온스는 ITV와의 인터뷰에서 막대기 등으로 구타를 당하거나 벽장에 갇히는가하면 체중 감량을 위해 1주일간 굶김을 당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라이온스는 올림픽 출전이 꿈이었지만 섭식장애와 외상후스트레스 증후군(PTSD) 등으로 체조를 그만두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메이슨은 “손바닥이 벗겨지고 피가 날 때까지 철봉에 매달려있게 한 뒤 소독용 알콜을 들이붓기도 했다”면서 “방에 갇혀 굶김을 당하는 일은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학대라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영국 체육계에서 코치에게 육체적·정신적 학대를 받은 건 라이온스와 메이슨뿐만이 아니다. 메이슨은 “많은 젊은 여성 선수들이 실태를 밝히고 싶어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내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들은 지금은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지난달 미국 체육계의 성폭력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애슬리트 A’를 방영한 이후 영국 체조계에선 여러 선수들이 자신이 당한 학대를 증언하고 있다. 애슬리트 A는 미시간대 체조팀과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래리 나사르가 수십년간 여성 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을 폭로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영국 체조협회는 성명을 통해 “선수들의 복지는 우리의 문화와 의사결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우리는 선수들의 복지에 해를 끼치는 어떤 행위도 비난하며, 그런 행위는 안전한 교육에 대한 우리의 기준과 완전히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에 대한 정신적 학대외 구타행위에 대한 모든 의혹을 조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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