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조화가 23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영전 바로 옆에 놓여 있다. 윤성호 기자

정의당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조화를 보낸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인사들을 비판하자 친문 지지자들이 ‘문 대통령이 고 노회찬 전 의원의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을 잊었느냐’며 들고 일어섰다.

친문 성향의 전우용 한국학 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 미통당조차도, ‘뇌물 받고 자살한 사람 빈소에 대통령 직함을 쓴 화환을 보냈다’고 비난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죄가 미워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인간이 각박해지는 게 진보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노 전 의원은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드루킹’ 김모(49)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전 교수가 ‘뇌물 받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은 노 전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추측된다. 정의당 성명을 비판하면서 이미 세상을 떠난 정의당의 상징적 인물을 대놓고 조롱한 것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새벽 모친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클리앙’ ‘82쿡’ 등 친문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노 전 의원의 빈소에 문 대통령이 화환을 보낸 것을 언급하며 “노 전 의원에게 조화를 보낸 것을 두고 딴지를 건 사람은 없었다. 그때도 세금 운운했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친문 지지자들은 “만일 청와대에서 노 전 의원의 정치자금 의혹과 엮이기 싫어서 조화를 안 보냈다고 했다면 정의당은 뭐라고 했을까”라고 비꼬기도 했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 “모친상에 이런 논평을 내다니 인의가 없다”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앞서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안 전 지사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대법원에서 3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며 “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낸 이 행동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정치인이라면 본인의 행동과 메시지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적인, 공당의 메시지라는 것을 분명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전 지사 사건은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일어난 성폭력 사건으로 정치 권력과 직장 내 위력이 바탕이 된 범죄”라며 “정치 권력을 가진 이는 모두가 책임을 통감했고, 민주당 역시 반성의 의지를 표했는데 오늘의 행태는 정말 책임을 통감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