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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눈앞에도 진퇴양난 김현미, 집값 폭등에 궁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문재인 정부 21번째 부동산대책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약 2개월 후면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 된다. 최장수라는 꼬리표는 명예롭지만 김 장관에는 이 타이틀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부처 안팎에서 나온다. 문재인정부 출범부터 굵직한 부동산·도시·교통 대책을 직접 발표한 김 장관이 시일이 지나 이들 대책의 결과와 효과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부서 내부에서조차 장관이 교체돼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과거의 김 장관이 현재의 김 장관을 공격하는 모양새다”고 7일 평가했다. 김 장관이 내놨던 주요 국토부 대책들의 부작용들이 최근 한꺼번에 터져나오고 있어서다. 가령 현 정부 들어 21차례나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김 장관의 책임과 무능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장관은 지난 3년 동안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투기수요 근절,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보호 등의 일관된 기조를 펼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책의 효과가 단기에 그쳤고 풍선효과로 인한 과열이 지속해서 나타났다. 김 장관의 부동산 정책 자체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졌다.

김 장관이 모순된 행보를 보여야 하는 문제도 있다. 김 장관은 2017년 12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다양한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지만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2018년 9월 “임대사업자의 과도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문 대통령의 투기성 주택보유자 부담 강화 지시에 아예 이달 중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폐지에 버금가는 제도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 정책을 도입했던 김 장관이 스스로 정책 폐기 선언을 해야 하는 처지가 돼 버렸다.

김 장관 스스로도 장관직을 이어가는 데 부담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하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벌을 받는 일”이라고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김 장관의 교체가 진지하게 논의되어야할 시점이라고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정부 경제 정책을 설계했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부동산 대책이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3번만 실수해도 설계자들을 교체해야할 판”이라며 김 장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김 원장은 또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는 정부를 보면)친인척끼리 무책임 경영을 하는 부실 기업이 연상된다. 신상필벌이 없는 인사관리를 하면 그 기업은 부실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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