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방역 조치, 교회의 노력에 반하는 관료적 발상”…한교총 논평

한교총 “문제는 작은 모임이 아니라, 참여자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

윤보환(NCCK) 회장과 김태영 문수석 류정호(한교총) 대표회장(왼쪽부터)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한교총 회의실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위기 함께 막아냅시다’란 내용의 글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일보DB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은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교회 내 소모임 및 단체식사 금지 의무화 조치에 대해 “문제는 작은 모임이 아니라, 참여자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라며 “중대본의 조치는 그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교회의 노력에 반하는 것으로서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이날 ‘중대본의 교회 소모임 제한에 대한 한교총 논평’을 내고 이같이 말했다.
한교총은 논평에서 “교회의 모든 예배는 방역준칙을 지키는 선에서 허용하고 있다”면서 “이미 한교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공동으로 교회 내 소모임과 여름 교육행사 자제를 강력하게 권고한 상황에서 중대본의 이번 발표는 지극히 관료적 발상의 면피용 조치로 심히 유감이다”고 말했다.

한교총과 NCCK는 지난 2일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각 회원 교단에 교회 내 소그룹 모임 및 여름철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김태영 대표회장은 “코로나19 시대 교회가 사회에 보여줄 이웃사랑 중 하나는 철저한 방역 조처를 하는 것과 계획된 교회 행사를 축소하거나 연기, 취소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교계의 협조를 구했다.

한교총은 이런 교계의 노력에도 중대본이 수도권과 호남권 등에서 반복되는 소모임 발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교회를 지목한 것은 안이한 대응이라는 입장이다. 한교총은 “교회 소모임 내에서 자체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유입된 무증상 확진자로 인한 것”이라면서 “일반 모임이 대부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교회의 소모임만을 감염의 온상이 된 것처럼 지목한 것은 확인과 수치화가 쉬운 점을 악용해 안이하게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광주 사찰 광륵사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진 환자가 누적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정오 기준 광륵사 관련 집단감염 누적 확진자는 92명이다. 경기도 고양시 원당성당에서도 지난 6일 교인 3명이 잇따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8일 현재 원당성당 관련 확진자는 신자 6명과 가족 2명 등 모두 8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에 한교총은 “중대본은 현재의 방역단계에서 ‘모임이 문제가 아니라, 참여자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임을 간과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자발적인 방역지침 준수 방안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오는 10일 오후 6시부터 교회 책임자와 이용자의 정규 예배 외 소모임이나 행사, 단체 식사 등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코로나19 교회 방역수칙을 발표했다. 방역 수칙을 위반할 경우 법에 따라 최대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례브리핑에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교회 전체를 고위험시설로 지정하지는 않지만, 정규예배 외 모임과 행사, 식사 제공 등이 금지되고 출입명부 관리가 의무화된다”고 말했다.

이하 한교총 논평 전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가 7월 8일에 발표한 교회 내 소모임 금지 및 단체식사 금지 의무화 조치는 그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교회의 노력에 반하는 것으로서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서 교회의 모든 예배는 방역준칙을 지키는 선에서 허용하고 있지만, 이미 한교총과 교회협(NCCK)이 공동으로 교회 내 소모임과 여름 교육행사 자제를 강력하게 권고한 상황에서 중대본의 이번 발표는 지극히 관료적 발상의 면피용 조치로 심히 유감이다.
중대본은 “소모임을 통한 집단감염이 수도권과 호남권 등에서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 그 원인으로 교회의 소모임을 지목하였다. 그러나 교회의 소모임은 그 안에서 확진자가 자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무증상) 확진자가 들어와 발생하였다. 일반 모임이 대부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교회의 소모임만을 감염의 온상이 된 것처럼 지목한 것은 확인과 수치화가 쉬운 점을 악용해 안이하게 대응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10% 이상의 감염원을 모르는 소위 깜깜이 확진자를 양산해온 방역 당국의 책임을 면할 수 있을까? 교인들이 식당이나 카페에서 모임을 갖고 함께 식사하는 것은 문제가 없어도 교회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을 처벌하겠다는 발상은 옳지 않다. 결국, 교회의 작은 모임을 교회당 아닌 카페나 식당으로 가서 하라는 요청이나 다름없다.
지금 중대본은 현재의 방역단계에서 ‘모임이 문제가 아니라, 참여자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임을 간과하고 있다. 중대본은 이번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자발적인 방역지침 준수 방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2020년 7월 8일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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