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 다주택 고위 공직자 매각 명령
2급 이상 공무원으로 한정…수백명 달할 듯

혼선 불가피…팔아야 할 ‘집’ 경계 애매
‘지분 쪼개기’ 사례는 어떻게 할 지도 난제



청와대에 이어 중앙정부 고위 공직자에게도 ‘다주택자 청산’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정세균 총리는 8일 다주택 고위 공직자는 조속히 집을 매각할 것을 전격 지시했다. 각 부처별로는 고위 공직자의 주택 보유 실태 점검 명령을 내렸다.

지시를 하달하기는 했지만 혼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범위가 불명확한 게 문제로 꼽힌다. 주택의 수를 어떻게 볼 건지, 부모나 자식 명의의 집까지 합산해서 계산할지 여부에 대해 언급이 없다. 상가나 오피스텔도 ‘주택’으로 봐야 할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집을 팔라’는 명령의 대상인 다주택 고위 공직자 규모는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전자 관보에 게재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정기재산변동 신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750명의 재산 공개 대상 중 248명이 다주택자다. 재산공개 대상인 1급 공무원 이상 실장급 및 장·차관, 산하기관장만을 놓고 봤을 경우다. 이 중 올해 상반기에 집을 판매한 이들은 제외해야 한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유 본부장은 경기 용인시 아파트를 팔고 서울 서초구 신반포 아파트를 남겨 ‘똘똘한 한 채’ 소유자가 됐다. 여기에 재산 공개 대상이 아닌 2급 공무원들을 추가로 포함해야 전체 숫자가 나온다. 총리실은 2급 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정했다.

굳이 2급 공무원을 더하지 않아도 다주택 고위 공직자는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조차 그렇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서울 강남구 및 세종시에 각각 1채의 아파트를 갖고 있다. 차관급인 최기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 역시 서울 송파구와 경기 수원시에 각각 아파트를 보유 중이다. 경제정책 총괄부처도 엇비슷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의왕시 소재 아파트 및 세종시에 분양권을 보유하고 있다.

총리 명령이다보니 처분에 나설 고위 공직자들이 상당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아직 기준선이 안 잡혀 혼란이 예상된다. 팔아야 할 ‘주택’의 범위가 애매하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인 주택만 볼 건지, 부모 명의의 주택까지도 다 볼 건지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 또 아파트와 단독주택 외에 오피스텔을 포함해야 하는 건지도 명확하지 않다. 재산 공개 자료를 보면 윤태진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 이사장과 같은 경우 경기 안양시에 아파트 3채, 서울 강서구에 오피스텔을 갖고 있다. 아파트 2채만 팔면 되는 건지가 불명확하다. 집은 단 1채지만 수십억대 상가를 보유한 고위 공직자 역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분만 갖고 있는 이들은 어떻게 볼 지도 논란거리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의 경우 1.25채를 지닌 사례다. 본인 명의 서초구 아파트 외에 배우자 명의의 서대문구 단독주택에 4분의 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분의 경우 처분하기도 힘들어서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신준섭 이종선 전성필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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