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청 김규봉 감독과 주장 장모 선수. 연합뉴스

소속팀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3인방’이 수사를 대비해 입을 맞추고 관련 증거를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주장 장모 선수가 포함된 3인방은 관계기관 조사에서 “(최 선수가) 가족 때문에 힘들어했다. 우리와는 오히려 사이가 좋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YTN이 8일 보도했다.

이들은 최 선수가 호소한 불행의 원인으로 최 선수의 가족을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5월 최 선수가 운동을 그만두겠다며 도망쳤으나 그의 아버지가 억지로 눌러 앉혔다는 주장이다. 최 선수가 가족의 강요와 압박 때문에 괴로워했으며 이로 인한 우울증과 공황장애 증세를 보였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진술을 하기 위해 3인방은 과거부터 미리 최 선수, 최 선수의 아버지와 수차례 통화하며 증거를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김 감독은 최 선수 부녀의 갈등을 중재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기록을 반박 증거로 활용했다. 여기에는 최 선수가 “아빠 자존심 때문에 지금 나 운동시키는 거냐고 물으니 맞는다고”라고 말하자 김 감독이 “진짜? 그건 너 마음의 문 닫을 만한데? (아버지가) 진짜 그렇게 얘기하셨니?”라고 동조하는 음성이 담겼다.

또 장 선수가 지난해 뉴질랜드 전지훈련 이후 최 선수를 카페로 불러 다독인 녹취 파일도 있다. 장 선수는 당시 “숙현아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힘든 거 있으면 얘기를 해. 사람이 조금이라도 내가 힘든 거 있으면 한 번이라도 풀고 나면 좀 나아지잖아”라며 위로했고 이 내용을 모두 녹음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같은 자료를 증거로 제시하며 “최 선수의 가정사를 잘 아는 만큼 돈독했고 잘 대해줬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 같은 내용을 국회와 체육 기관 조사, 검찰 수사 당시 구두로 설명하거나 제출했고 사태 책임을 고인과 유족에게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더 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