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성일종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옵티머스 이혁진 전 대표와의 사진을 보여 주며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옵티머스 자산운용사 설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의 행적을 두고 여권 실세와 문재인 대통령까지 연관지으며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이 전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던 2018년 3월 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행사에 동행한 뒤 잠적했다면, 결과적으로 청와대가 그의 도피를 도운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성일종 통합당 의원은 9일 비대위 회의에서 “70억원대 횡령과 성범죄 등 5개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이 전 대표가 대통령 베트남 순방시에 공식수행원으로 포함돼 있던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날 이후 이 전 대표가 베트남에서 다시 국내로 입국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실이 이 사람을 도피시켰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대표가 검찰 수사 대상이었음에도 출국 금지를 받지 않고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정황이 미심쩍다는 게 통합당 주장이다.

성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박 감독의 옷차림이 2018년 3월 22일 베트남을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을 만났을 때와 같은 점을 미뤄볼 때, 이 전 대표가 대통령 해외 순방에 함께 했다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를 꾸리고 관련 의혹을 지속해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특위 회의에서 “이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으로 출마한 경력이 있고 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행사에 참여했으며 정권 핵심실세들과도 긴밀히 교류해온 사정이 있다”며 “권력형 비리가 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이 전 대표가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와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임 특보는 대학 동기이자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서 함께 활동했다. 임 특보는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2018년 당시 문 대통령의 UAE 방문 일정에 동행하기도 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권력 핵심인사와 가깝고, 핵심인사가 연루된 형태로 비치는 신종 정경유착이나 권력형 비리의 단면이 새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사례만 살펴봐도 사모펀드와 권력 유착 의혹이 확실히 드러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이 전 대표가 베트남 동포간담회 초청 명단에 없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초청한 명단에 이 전 대표가 없었다”며 “이 전 대표가 사진을 행사장 어디에서 찍었는지도 확실하지 않고, 사진을 찍었더라도 대통령이 이석 이후에는 청와대가 행사장을 통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심희정 임성수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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