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부동산 민심에 정치권이 저마다 대책을 내놓으며 민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부동산 문제로 싸늘해진 민심을 잡기 위해 ‘투기 근절’ 강경책을 예고했고, 미래통합당은 정부의 부동산대책 실패를 공략하며 대안세력으로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부동산 문제가 앞으로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여야의 대권주자들도 연일 부동산 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선 부동산 문제에 대한 대처가 대선에서의 승부처로도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에선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언이 무색해지자 부동산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자성론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9일 “지금껏 많은 대책을 내놓았는데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둔게 없었다”며 “부동산 이슈가 너무 커져 버렸다”고 말했다. 한 중진의원은 “다양한 방법으로 공급량을 진작 늘렸어야 했다. 세금으로는 부동산 문제를 절대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21대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부동산 문제 해결이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문재인정부가 남은 임기동안 부동산 문제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 출신의 한 의원은 “부동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향후 정국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노무현정부 임기 내내 집값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됐다.

미래통합당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책임론을 집중 부각하면서 경제논리에 맞지 않는 반시장적 해법으론 결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김 장관을 조속히 해임해야 한다”며 “해임하지 않는다면 국회에서 해임건의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을 교체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서 시장 원리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부동산 정책 실패에 성난 민심을 공직자 주택 처분으로 해결하려는 게 22번째 대책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반헌법적 조치를 강요해서 성난 민심을 다스리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통합당은 보유세와 취득세를 높이는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항하는 대안을 고심 중이다. 송석준 통합당 정책위 부동산특위위원장은 국민일보 통화에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징벌적 징세로서 부작용이 많고 역효과를 낼 수밖에 없다”며 “규제를 풀고 공급을 늘릴 대안을 적극 검토해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최근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고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공기업 ‘반값 아파트’를 대량으로 공급하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부동산정책 간담회를 열고 “문재인정부의 뒷북 땜질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며 “서민들이 다가갈 수 있는 공급 정책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이상헌 기자 jhyu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