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것)’ 직전까지 왔다는 여론조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총선 전후 70%대까지 치솟으며 고공 행진했던 지지율이 부동산 정책 등 실책과 각종 여당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하락세가 계속되는 모양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13일 발표한 7월 2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8.7%로 전주 대비 1.1%포인트 떨어졌다. 3월 3주차 조사 당시 49.3% 이후 16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부정 평가는 1.0%포인트 오른 46.5%로 조사돼 역시 3월 3주차(47.9%) 이후 가장 높았다. 긍정, 부정 평가는 16주 만에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10일 일간 조사에서는 부정이 47.8%로 긍정 평가 46.8%를 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정의당 지지층의 이탈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주 정의당 지지층의 문 대통령 긍정평가는 65.8%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18.7%포인트나 떨어진 47.1%에 그쳤다. 정의당은 문 대통령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상에 조화를 보낸 데에 비판적인 논평을 내기도 했다. 부동산 논란도 이달 내내 주요 정국 이슈로 거론됐다.

지난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마찬가지 흐름이 나타났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결과, ‘잘하고 있다’는 47%, ‘잘못하고 있다’는 44%로 나타났다. 거의 넉 달 만에 다시 긍·부정률 각각 40%대로 비슷해진 상황이다.

지지율 하락에는 우선 청와대와 정부 정책의 실책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부정 평가 이유로 부동산 정책이 25%로 조사돼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부동산 문제가 부정 평가 이유 1위에 오른 건 처음이다.

부동산 문제의 경우, 21차례나 내놓은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했다. 여기에다 청와대 참모들이 다주택 처분 과정에서 서울 강남의 아파트는 유지, ‘강남 불패’ ‘똘똘한 한 채’ 논란을 키웠다.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문제도 문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취업을 앞둔 20대의 이탈을 불러왔다.

여기에 지난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압도적인 다수가 됐지만, 현재까지는 문 대통령 지지율에 득이 되기보다는 부담이 되는 모양새다. 후원금 불투명 사용 논란을 일으켰던 윤미향 의원 사태가 잠잠해지자,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사건 등 여당발 악재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등 여당이 국회와 지방자치단체를 장악한 것이 ‘승자의 저주’가 되는 상황이다. 여론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는 데드크로스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리얼미터 조사는 YTN 의뢰로 전국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갤럽조사는 자체 조사로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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