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 확대·대출규제·분양 등 다방면서 유사
참여정부 5년 간 서울 아파트 56.6%↑
“참여정부 유사한 상황 펼쳐질 수도”


정부가 최근 7·10 부동산 대책 등 주택 보유자의 세(稅) 부담을 대거 강화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것을 두고 “참여정부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세금 폭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유세와 거래세 등을 모두 인상하는 수요 억제책을 쓰는 모습이나 주택 수급 부족, 풍부한 유동성으로 집값이 폭등하는 등 여러 조건이 놀라울 정도로 참여정부 때와 유사하다는 의미다.


집권 초반부터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언했던 참여정부는 보유세와 거래세를 모두 높였다. 집권 첫해인 2003년 10·29 대책을 통해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중과, 최대 60%까지 세율을 높였다. 이어 2005년 8·31 대책에서 2주택자도 양도세 중과(세율 50%) 대상에 포함했다. 2005년부터 6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핵심으로 꼽히는 대출규제도 참여정부 때 처음 등장했다. 2003년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담보 인정비율(LTV)을 40%로 낮췄고, 그래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2006년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사람의 소득과 원리금을 연계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처음 했다. 주택 분양과 관련해서도 2005년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했고 2007년에는 이를 민간택지로 확대했다. 대부분 공급보다는 수요 억제에 무게를 둔 규제였다.

이런 고강도 규제는 현 정부에서 고스란히 답습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폭은 3주택 이상자 72%, 2주택자 62%로 높아졌고, 종부세 세율 상한도 3.2%에서 6.0%로 풀쩍 뛰었다. 대출규제 역시 9억원 초과 주택은 20%, 15억원 초과 주택은 ‘제로’로 바짝 죄었다.

문제는 참여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실제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참여정부 5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56.6%나 뛰었다. 참여정부 출범 당시에는 기준금리가 4.25%였지만, 현재는 0.5%로 유동성은 더 커졌다.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여윳돈이 더 많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참여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집값은 못 잡고 집주인만 잡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3일 “이미 수요가 넘치는 데다 규제에 대한 내성이 생겼기 때문에 정부가 고강도 규제를 내놓는다 해도 집값 조정 폭은 2~5%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부동산학회 서진형 회장도 “해외 사례를 봐도 세금으로 집값이 잡힌 적은 없다”며 “일반적으로 자본 이득 증가분이 세금 상승분보다 높은 데다 주택 보유자에 대한 조세 부담은 결국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정부는 뒤늦게 정권 말기인 2007년에야 총 260만호의 장기임대주택 추가 공급 등 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집값 잡기에는 실패했다. 이후 이명박정부 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악화가 겹친 뒤에야 집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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