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제공

프랑스 고가 브랜드 ‘에르메스’가 국내 ‘눈알가방’으로 알려진 플레이노모어의 제품이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낸 소송에서 승소한 사실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버킨백과 켈리백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 9일 에르메스가 플레이노모어 등을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에르메스는 버킨백과 켈리백에 눈알모양 도안을 부착해 판매하는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며 플레이노모어 측을 상대로 지난 2015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눈알가방과 에르메스의 켈리백·버킨백을 외관상으로 혼동할 우려는 없다”면서 “켈리백과 버킨백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가방의 형태로부터 인식되는 상품의 명성이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구매동기가 된다”며 에르메스 승소 판결을 했다.

2심은 “국내 업체 제품의 창작성과 독창성 및 문화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들에게 에르메스 제품 형태의 인지도에 무단으로 편승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부정경쟁행위로 볼 수 없다”며 플레이노모어 측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을 엎고 플레이노모어가 공정한 상거래 관행을 위반해 에르메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주심 대법관 박정화)은 에르메스 가방과 동일한 형태의 가방에 새로 창작한 눈알 모양의 도안을 부착하여 판매한 행위가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성과물 도용에 의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된다며 사건을 9일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에르메스 켈리 백은 1950년대, 버킨 백은 1980년대 무렵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독특한 디자인의 가방으로, 소량 생산된다는 등의 이유로 10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팔리는 고가 제품이다. 버킨 백은 1960년대 패션 아이콘으로 유명했던 영국 출신 배우 ‘제인 버킨’의 이름을 차용했다. 에르메스 매장에서 3000만원~4000만원 이상을 구매하는 실적을 쌓아야만 해당 가방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