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서울시-더불어민주당 예산·청책협의회에 참석한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과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인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정치권의 논란 과정에서 입게 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박 전 시장이) 죽음으로서 답하신 것이 아닐까”라고 발언해 논란을 낳았다. 윤 의원은 “(가짜미투 의혹을 제기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그가 자신의 출신을 내세워 피해자를 몰아세웠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고인이 되셨기 때문에 직접 여쭤볼 수가 없어서 그저 추론을 해볼 수밖에 없다”며 “박원순 시장님은 누구보다도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분이셨다고 기억한다. 순수하고 자존심이 강한 분이시라 고소된 내용의 진위여부와 관계없이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주변에 미안함을 느꼈을 것 같다”고 박 전 시장을 옹호했다.

이어 “이후에 전개될 진위여부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과 논란 과정에서 입게 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죽음으로서 답하신 것이 아닐까”라고 했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김용태 의원의 서울페이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윤 의원은 박 전 시장의 숨은 유지(遺志)에 대해서는 “미투와 관련된 의혹으로 고소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부끄럽고 이를 사과한다. 더 이상 고소 내용의 진위 공방을 통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하지 마라가 아닐까”라고 했다.

윤 의원은 박 시장의 유지가 ‘2차 가해 방지’라고 추측하면서도 고소인의 진술을 의심하는 듯한 발언도 남겼다. 그는 “행정1부시장으로 근무하면서 피해자를 보아왔고 시장실 구조를 아는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이 있다”며 “침실, 속옷 등 언어의 상징조작에 의한 오해 가능성에 대처하는 것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서울시 행정1부시장(차관급)을 역임했다. 2018년 6월 박원순 시장이 3선을 향해 지방선거에 나설 때 서울시장 업무대행을 맡았다. 정읍 대흥초, 호남중, 전주고,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전북도청에 근무했다.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도시교통본부장, 은평구와 관악구에서 부구청장을 역임했다. 그러다 지난 총선에서 정읍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했다. 저서로 ‘서울을 바꾼 교통정책이야기’ ‘윤준병의 파란주전자이야기’가 있다.

서울에서만 수십년을 근무한 행정전문가인 그가 일방적으로 박 시장을 감싸면서 ‘의원 자질이 있느냐’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윤 의원이야말로 서울시에 몸 담으면서 관료화된 것 아니냐”며 “나서서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피해자를 거짓말하는 자로 몰고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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