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최측근 인사들이 설립한 신생 공연기획사가 청와대와 정부의 행사 관련 용역을 집중적으로 수주했다는 의혹이 14일 불거졌다. 청와대는 “대통령 행사의 특성을 무시하고, 사실을 부풀려서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한겨레신문은 이날 탁 비서관의 최측근 이모(35)씨와 장모(34)씨가 2016년 말 세운 공연기획사 ‘노바운더리’가 지난 2017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10개월 간 22건의 청와대와 정부 행사를 수주, 3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중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는 15건이다. 특혜 수주가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노바운더리’는 탁 비서관이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인 2017년 5월까지는 정부 행사 관련 실적이 없는 신생 업체였는데, 2018년 9억 5600만원, 2019년 2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와 장씨는 ‘탁현민 프로덕션’ 조연출 출신이다.

청와대는 해당 기획사가 수주한 대통령 참석 행사 횟수는 총 3건이며 나머지는 청와대 행사가 아닌 정부 행사라고 해명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청와대 행사와 정부 부처 행사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계약 주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며 “해당 기획사가 청와대로부터 수주(수의계약)한 행사는 총 3건이 전부다. 3건의 계약을 체결하고 받은 금액은 8900만원”이라고 해명했다. 3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정부 부처가 행사 주관자로서 해당 업체와 계약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 대변인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은 해당 기획사가 정부 부처의 행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계약방법, 조건, 금액에 대해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탁 비서관이 행정관으로 재직했던 2017년 5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의전비서관실은 수백여 건 이상의 청와대 일정을 진행했는데, 이 중 3건을 해당 기획사와 계약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 일정 및 참석 행사의 경우 1급 보안 사안”이라며 “대외적으로 보안이 필요한 긴급행사의 경우 상당한 기일이 소요되는 ‘공모’ 형식을 밟기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대통령 행사에서의 수의계약은 그래서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계약법도 긴급한 행사, 보안상 필요가 있거나 국가기관의 행위를 비밀리에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을 허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참석한 전체 행사 중 ‘노바운더리’보다 더 많은 행사를 수주했던 다른 기획사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바운더리’가 2018년 3월 법인 등기도 하기 전에 대통령 참석 행사를 5건이나 수주한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법인 등기가 청와대 행사 수주의 필수 요건은 아니지만, 기업의 투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보안을 유지하면서 청와대 행사를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은 ‘법인등기’ 여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다. 개인사업자도 능력만 검증되면 얼마든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다른 청와대 행사에도 여러 개인 사업자들이 행사를 맡아왔다는 설명이다.

강 대변인은 “대형기획사의 하청구조를 고집하지 않고 능력 있는 모두에게 기회를 준 것이 문재인 정부의 행사였다”며 “해당 기획사는 한 번도 사후 감사나 평가에서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겨레신문의 무책임한 의혹 제기에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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