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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당일 일정 변경… 여전한 ‘채용 갑질’에 취준생들 눈물


20대 취업준비생 신모씨는 지난 4월 한 중견기업 영업직 신규채용 면접을 본 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채용공고에 없던 사장과의 개별 면접이 즉석에서 추가되더니 인사 담당자는 “다른 직무 면접을 보면 무조건 채용해 교육시켜 주겠다”며 추가 면접을 요구했다. 채용에 대한 설렘 속에 신씨는 밤새 준비하고 면접장에 갔지만 돌아온 것은 “실무를 몰라 안되겠다”는 구박 뿐이었다. 채용도 이뤄지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취업준비생을 향한 기업들의 ‘은근한 갑질’이 청년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일방적으로 말을 바꾸거나 면접 당일 아무런 연락도 없이 일정을 변경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불합격자에게 결과를 통보하지 않는 것은 이제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A씨는 최근 한 대기업 인턴직에 지원했다가 회사로부터 사실상 농락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지난 3월 이 회사에 지원했는데 회사는 A씨가 연락할 때까지 불합격 사실을 알려주지도 않았다. 그러더니 지난달 말 뜬금없이 A씨에게 ‘아르바이트성 인턴’을 제안했다. 여름방학 일자리가 급했던 A씨는 곧 수락했지만, 담당자는 이틀 만에 “회사에서 채용하지 말라고 한다”며 일방적으로 채용을 취소했다.

취업준비생 박모(24·여)씨도 한 온라인 기업 채용 과정에서 일방적인 일정 변경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전화 면접 예정 시각을 불과 한 시간 앞둔 시점에 회사가 일방적으로 면접 일정을 5일이나 연기한 것이다. 박씨는 “채용공고 한 건에 지원자가 수천명씩 몰리는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일정을 변경하면 그 시간에 볼 수 있었던 다른 면접 기회가 그냥 날아가 버리는 것”이라며 “취업시장이 얼어붙으니 회사들이 더 노골적으로 갑질을 한다”고 하소연했다.

기업들의 ‘매너 없는 태도’에 취업준비생들의 불만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 3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구직자 12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불합격 통보를 해주지 않는 기업’이 ‘최종합격해도 입사하지 않는 기업 유형’ 3위에 꼽혔을 정도다.

기업이 취업준비생에게 채용 정보를 충실히 전달하는 것은 법적 의무다. 지난 5월 시행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에 따르면 구인자는 구직자에게 채용일정, 채용심사 지연의 사실, 채용과정의 변경, 채용여부 등을 알려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법적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 훈시 규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과태료 등 처벌조항을 만들자는 의견은 있지만 공지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영세 사업장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우려에 막혔다.

김지원 삼일노무법인 노무사는 “취업준비생은 노동자 신분이 아니기에 별도 구제를 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결국 법적으론 손해배상 소송밖에 길이 없으나 이 역시 본인이 피해를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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