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 재산세 납부 시작
수도권 지역 1주택자, 재산세 ‘불평불만’

재산세율 자체는 그대로…공시가격이 세부담 늘려
정부 부동산 대책 영향 일부 반영


상반기 재산세 납부 기한이 도래하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서 술렁임이 감지된다. 다주택자가 아닌 1주택자인데도 내야 할 재산세가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아우성친다. 일례로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A씨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8만7000원이었던 재산세가 올해는 19만8430원으로 소폭 올랐다. 이 때문인지 정부의 중구난방 ‘부동산 대책’이 재산세 부담을 늘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일단 부동산 대책에서 재산세율을 손 본 적이 없다. 과세표준은 문재인정부 출범 때와 마찬가지로 공시가격에 60%(주택 기준)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출한다. 세부담을 늘리기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인 종합부동산세와 다르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통해 2022년까지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단계적 상향하고 있다.

과세표준에 따라 0.1~0.4%를 적용하는 세율도 바뀌지 않았다. 0.5~3.2%에서 0.6~6.0%으로 최고세율이 배 가까이 뛰어 오른 종부세와는 다른 것이다. 이유가 있다. 재산세는 고가의 1주택자나 다주택자에게 세부담이 한정되는 종부세와 같은 ‘선별적 증세’ 대상이 아니다. 종부세처럼 기본공제도 없기 때문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이나 세율을 조금만 손봐도 1주택자 이상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친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크게 보면 보유세(종부세+재산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고 밝혔지만 손을 대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6일 “재산세는 보편적 증세라 부담이 크다.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게 맞다고 해도 재산세는 건드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법에 변화가 없는 데도 수도권 거주자들의 재산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다.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공시가격이 상승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5.99%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14.75%)과 경기(2.72%) 인천(0.88%) 등 수도권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수도권 내 단독주택도 공시가격 상승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의 경우 88만827필지의 개별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8.25% 상승했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모두 합해도 상승률이 10%에 육박한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린 점도 한 몫 했다. 간접적으로나마 정부 정책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재산세 부담을 늘렸다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재산세 인하 요인은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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