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가 교사의 학생 성추행, 성범죄 근로자 채용 등 성범죄 사각지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개교 이후 지난 10년간 대부분 외국인인 교직원들의 성범죄 전력을 확인하지도 않았으며 최근까지 관련 전과를 가진 직원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교사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관련자들이 처벌받거나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16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각급 국제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직원 13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 과정에서 성범죄 전력이 있는 용역 근로자가 채용된 사실이 발견돼 해당 학교가 급히 계약을 해지했다.

이번 전수조사는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들에서 잇따라 성추문이 발생하자, 제주도교육청이 각 국제학교에 권고하면서 진행됐다.

앞서 이 학교들에서는 지난해 미국인 교사가 13세 미만 학생 4명을 강제 추행해 징역형을 받았고, 최근에는 모리셔스 국적 체육교사가 유아 3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체육교사는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교사는 물론 학교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국적의 30대 교사는 교실에서 자신에게 수학 문제를 물어보는 12세 여학생의 허벅지를 손으로 쓰다듬는 등 2019년 3월부터 4월까지 13세 미만 피해자 4명을 상대로 모두 9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최근에는 모리셔스 국적의 40대 체육교사가 요가 수업 중 유치부 원아 3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학부모들은 “어느 학교보다 선진적인 시스템을 갖췄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일반 공립학교에서도 벌어지지 않는 교사의 수업 중 성추행 논란이 국제학교에서 잇따르고 있다”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학교의 성범죄자 취업제한 기관 등록이 지난 5월에야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 첫 국제학교가 개교된 이후 10년만이다. 도내 일반 공립학교와 학원, 아동복지시설 등이 2013년부터 채용 예정자의 성범죄 경력을 조회해오던 것에 비하면 7년이나 늦은 것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유학 수요를 흡수해 외자 유출을 막고 교육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정부가 서귀포시 대정읍 일원에 추진하는 국가 핵심 프로젝트다.

2008년부터 2021년까지 대정읍 379만㎡에 1조 9256억원을 투입해 국제학교 7교와 주거·상업시설, 영어교육센터, 각종 교육문화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영어교육도시에는 4곳의 국제학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3600여명(총정원 5236명)의 유·초·중·고등학생이 재학 중이다.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설립 인허가, 정원 승인, 예산결산관리 권한은 제주도교육청이 갖고 실제 학교 법인 운영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자회사인 ㈜제인스가 맡고 있다.

㈜제인스 관계자는 “국제학교에 최대한 많은 자율성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제주특별법이 만들어지다 보니 지금까지 제도적으로 미비한 점이 있었다”며 “이제라도 국제학교가 성범죄자 취업제한 기관으로 등록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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