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 매매로 시세차익을 남기는 걸 범죄로 규정하는 발언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언론 보도에서 제목으로 뽑힌) ‘다주택자는 범죄인’이란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소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언론이) ‘소병훈, 다주택자는 범죄인’이라는 기사 제목과 ‘소병훈, 1주택 1상가’라는 언급으로 본질을 비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주택자는 범죄인’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주택시장을 교란하는 투기꾼을 형사범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는데 내용이 잘못됐느냐”고 반문했다.

논란이 된 소 의원의 발언은 29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그는 “법인이 갖고 있거나 1가구 2주택을 가진 사람들의 소유분으로 신도시 5개를 만들 수 있다”며 “이런 집을 사고팔면서 차익을 남기려는 사람들은 범죄자로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소 의원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관련 법을 만들어서라도 형사범으로 다뤄야 한다. 집을 갖고 싶은 국민의 행복권을 빼앗은 도둑들”이라고도 했다. 이어 “도둑들, 거기에 대한 법도 준비해 세금으로만 하지 말고 형사범으로 (처벌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후 소 의원의 발언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며 정치권의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소 의원이야 말로 개인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체제 하에서 헌법가치에 맞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 말대로라면 다주택을 보유했다고 경실련에서 발표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42명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지난 3월 국회공보에 게재된 재산신고내역을 보면 소 의원도 주택만 한 채일 뿐, 딸들과 본인 공동명의의 건물, 배우자 명의의 임야 4건, 모친 명의의 밭 5건과 임야 2건을 가지고 있다”며 “주택만 아니면 괜찮다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이 하면 정당한 재산 소유이고, 남들이 하면 투기라는 특유의 ‘내로남불’인가”라고 비판했다. 20대 국회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JTBC 방송에서 “소 의원의 말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소 의원이 하루 만에 자신의 발언을 해명한 이유는 최근 민주당이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문재인정부가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놨음에도 부동산 과열 양상이 가라앉지 않자 최근 민주당 내에서는 민심 이반에 대한 위기감이 급속도로 퍼졌다. 민주당이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내용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급속도로 통과시킨 것도 이러한 위기감을 반영한다. 부동산 상황이 워낙 심각하니 과정보다는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당시의 ‘부동산 트라우마’도 작용했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때부터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정권을 내줬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기 부동산 정책을 총괄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참여정부 부동산 실패론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자주 “부동산은 반드시 잡는다”며 강한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집권 4년 차에도 부동산 문제는 가라앉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문제로 민심이 들끓자 청와대와 국회는 ‘1가구 1주택’ 원칙을 선언했다.

최근 민주당이 부동산 책임론을 통합당과 나누려는 시도 또한 눈에 띄는 대목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0대 국회에서 야당의 반대로 12.16 부동산 대책의 후속입법이 통과되지 못한 후유증이 지금의 부동산 시장 과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주도한 이른바 부동산 3법이 아파트 주택시장 폭등의 원인이었다. 미래통합당도 부동산 과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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