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0%대에 진입했다. 1억원을 예금에 넣어도 이자로 연간 100만원도 받기 힘들게 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량으로 풀린 시중 유동성은 부동산이나 주식 등의 투자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전월 대비 0.18%포인트 내린 연 0.89%다. 이 중 순수저축성 예금은 0.19%포인트 내린 0.88%다. 은행권 예금금리가 0%대로 들어선 건 1996년 1월 한은 집계 이래 처음이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달 은행권 정기예금(신규 취급액 기준) 가운데 0%대 금리 상품의 비율은 67.1%로, 이 역시 사상 최대치였다. 전월 대비 115% 증가한 수치기도 하다. 2% 이상~3% 미만 상품 비중은 0.2%에 불과했다. 한은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0.5%로 낮추고, 이후 동결하면서 0%대의 정기예금 비중이 급격하게 늘은 것이다.

가계대출 금리도 전월 대비 0.14%포인트 하락한 2.67%로 사상 최저치다. 주택담보대출은 0.03%포인트 하락해 2.49%로 떨어졌다.

특히 일반신용대출도 2.93%로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다. 전월 대비 0.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주택거래가 증가하면서 일반신용대출이 늘었고, 이에 따라 우량 차주의 비중이 커지면서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은행 제공.

제2금융권 예금금리 역시 모두 하락했다. 1년 만기 정기예탁금 기준으로 상호저축은행 1.92%(-0.07%포인트), 신용협동조합 1.79%(-0.07%포인트), 상호금융 1.21%(-0.13%포인트), 새마을금고 1.74%(-0.05%포인트) 였다. 대출금리의 경우도 새마을금고를 제외하고 모두 내렸다. 일반대출 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이 9.76%(-0.04%포인트), 신용협동조합이 4.01%(-0.03%포인트), 상호금융이 3.50%(-0.09%포인트)였다. 새마을금고는 0.06%포인트 오른 4.17%였다.

은행권 예금금리가 0%로 떨어지고 소비자가 쥐게 되는 이자 수익도 급감하면서 시중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 등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커졌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계좌에 들어있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9일 기준 47조4484억원으로 지난 4월 이후 계속 4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5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58조119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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