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은 조현식. 우쪽은 조현범. 연합뉴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넘겼다. 이에 첫째 딸이 성년후견인 개시심판을 청구했고 조 회장은 31일 입장문을 내놨다. 차남에게 주식을 넘긴 것이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며 자신은 나이에 비해 건강하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첫째 딸이 성년후견인 개시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족간 불화로 비춰지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염려되는 마음과 더불어, 사회적 이슈가 되어 주주분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계시고,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돼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입장문을 내게 됐다”고 입장문을 통해 말문을 열었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전날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는데 따른 것이다.

조 회장은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서,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 더 이상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자신의 건강도 증명해보였다. 1937년생인 조 회장은 “건강 문제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다”며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저의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며 딸에게 전했다.

조 회장은 “(딸이) 경영권에 욕심이 있는 것이라면,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 적이 없다. 딸은 경영에 관여해 본 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돈 문제라면 첫째 딸을 포함해 모든 자식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한다.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 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자신의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 환원하는 데 많이 쓰기를 바랐다. 조 회장은 그 방법은 자신이 결정할 것이며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결정권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회장은 “부디 제 딸이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램”이라면서 글을 맺었다.

한편 조희경 이사장 측은 전날 한정후견을 신청하며 낸 보도자료에서 “(조 회장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다”며 “이런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이사장은 “조 회장이 지난달 26일 급작스럽게 조현범 사장에게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부를 2400억원에 매각했는데 그 직전까지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며 “조 회장은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으며 사후에도 지속 가능한 재단 운영 방안을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조현범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하다. 지난달 시간외 대량 매매로 조 회장 몫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해 지분이 42.9%로 늘고 최대주주가 됐다. 이어 지분은 큰아들인 조현식 부회장(19.32%), 조희경 이사장(0.83%), 조희원씨(10.82%) 순이다. 이들 지분을 모두 합해도 30.97%로 조 사장과는 차이가 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회장 입장문]

안녕하십니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입니다
제가 지난 60여년 동안 사업을 해 오면서 이렇게 대중들 앞에 나서는 것이 처음이라 매우 생소하고 난감하기까지 합니다만,
최근 저의 첫째 딸이 성년후견인 개시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족간의 불화로 비춰지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염려되는 마음과 더불어,
사회적 이슈가 되어 주주분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계시고,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이렇게 입장문을 내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첫째 딸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 당황스럽고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어제 전화를 했는데 전화도 받지 않더군요.
이번 주식 매각 건으로 인해서 관계가 조금 소원해졌다는 건 느꼈지만,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저의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금번 주식 매각건과 관련해서는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하여,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제 건강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KM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의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경영권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거라면, 저는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제 딸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본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에 관한 문제라면, 첫째 딸을 포함하여 모든 자식들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 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제 개인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고,
향후 그렇게 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제가 고민해서 앞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으나, 결정하고 관여할 바는 아니라는게 제 소신입니다.
부디 제 딸이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시 한 번 저의 가족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내년이면 창립 80년이 되는 우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더욱 발전하여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저도 힘 닫는 데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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