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전셋값·집값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대차3법 시행을 앞두고 나타난 가파른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인지를 두고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쪽에선 임대차3법이 전세매물 잠김 현상으로 이어져 전셋값과 집값 모두를 끌어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반면 갱신청구권이 1회만 요청 가능한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거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임대차3법이 장기적으로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에 긍정적으로 이바지할 거라는 데에는 전문가 대다수가 동의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임대차3법이 적용되지 않는 신규 계약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신도시와 같이 주택이 대량 공급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지금 전세를 주면 4년간 보증금을 못 올리게 되니 집주인은 차라리 1~2년간 방을 비워둔 후 나중에 보증금을 올려 받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전세 공급 물량이 줄어들어 매물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셋값 상승은 매맷값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심 교수는 “이미 계약을 한 매물들도 주택 품질 자체가 저하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집주인이 마땅히 수리해줘야 할 부분도 임대료를 못 올린다는 이유로 방치할 수 있다”며 “이미 임대차 기간을 보장해주는 미국 뉴욕주 등 선진국에서 나타난 교과서적인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도 “과거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 이번에도 단기간 전셋값이 오르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1989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임대차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을 당시 2년간 전셋값이 연 20% 폭등했던 사실을 제시한 것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도 4년 치 임대료가 한꺼번에 오르는 등의 임대차3법 부작용을 우려했다.


반면 임대차3법으로 전셋값이나 집값이 오를 거라는 건 과도한 우려라는 반박도 적지 않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해외와 같이 무기계약으로 갱신되는 게 아니라 보증금이 1회에 한해 5%만 인상되는 것”이라며 “일시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필 대출 규제 등으로 다주택자를 잡으려고 하는 시기에 임대차3법이 시행돼 부작용이 과도하게 부풀려지고 있지만 세입자 보호 측면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더 큰 제도”라고 강조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계약갱신청구권이 몇 년 보장될지가 관심사였는데 결국 ‘2+2’인 적당한 수준으로 정해졌다”며 “이 정도면 부담스러운 ‘6년 안’보다는 집주인들이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3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서둘러 공공주택 등 공급 물량이 확보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심 교수는 “전셋값이 일시적으로 올랐을 때 주택 매매 공급량이 늘어나지 않는 한 전셋값 상승세는 그대로 매매값 오름세로 이어진다”며 “주택 공급량을 늘리면 집값으로까진 부작용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임대차3법으로 민간 전세가 점차 월세로 전환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이때 ‘전세대란’과 집값 폭등세를 막으려면 민간 전세의 역할을 대신할 공공주택 물량이 충분히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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