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라도 전세 안놓는다” ‘임차인’ 윤희숙, 강렬한 5분 연설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법에 대해 반대하는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국회 본회의장 연설이 31일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며 발언을 시작한 윤 의원은 정부·여당이 밀어붙여 통과시킨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낱낱이 비판했다.

윤 의원은 지난 30일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신청해 단상에 올랐다. 경제학자이자 초선 의원인 그는“저는 임차인이다. 제가 지난 5월 이사했는데 이사를 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집주인이 2년 있다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달고 살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제가 기분이 좋았느냐? 그렇지 않다.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 그게 제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윤 의원은 “임대 시장은 매우 복잡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상생하면서 유지될 수밖에 없다. 임차인을 편들려고 임대인을 불리하게 하면 임대인으로서는 가격을 올리거나 시장을 나가거나이다”라며 “임대인에게 집을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시장은 붕괴하게 돼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성장 시대에 금리를 이용해서 임대인은 목돈 활용과 이자를 활용했고 그리고 임차인은 저축과 내집 마련으로 활용했다. 그 균형이 지금까지 오고 있지만 저금리 시대가 된 이상 이 전세 제도는 소멸의 길로 이미 들어섰다”며 “수많은 사람을 혼란에 빠트리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윤 의원은 “정말 불가항력이었다고 말씀하실 수 있나. 예측하지 못했다,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가 임대인이라도 세놓지 않고 아들, 딸한테 들어와서 살라고 할 거다. 조카한테 들어와서 살라고, 관리비만 내고 살라고 할 거다”라며 “ 우리나라 1000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때는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상임위원회의 축조심의 과정이 그러한 ‘점검’의 역할을 한다면서 “축조심의 과정이 있었다면, 저라면 임대인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줘서 두려워하지 않게 할 것인가, 임대소득만으로 살아가는 고령 임대인에게는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 수십억짜리 전세에 사는 부자 임차인도 같은 방식으로 보호할 것인가, 이런 점들을 점검했을 것”이라고 했다.

뒤이어 그는 여당을 향해 “도대체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이런 것을 점검하지 않고 법으로 달랑 만드냐” “이 축조 심의 없이 프로세스를 가져간 민주당은 오래도록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항의했다. 연설을 마칠 무렵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감정을 추스리기도 했다.

이 거침없는 비판 연설은 인터넷상에서 ‘레전드 연설’ 등으로 불리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박수영 통합당 의원 등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윤 의원 발언 영상을 공유하며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학자가 국회의원이 된 뒤 첫 본회의 발언”이라고 소개했다.

윤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등을 지낸 경제통이다. 총선 인재로 영입돼 서울 서초갑에서 당선된 후 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경제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편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지난 29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당일 통과된 데 이어 전날 본회의 문턱을 넘었고 이날 임시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앞으로 세입자는 추가 2년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고 집주인 실거주 등 사정이 없으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임대료는 직전 계약액의 5%를 초과해 인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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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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