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민이 현대건설 소속이던 지난해 2월 20일 경기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향년 25세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故) 고유민은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에서 지난 시즌까지 활약한 레프트였다. 리그 폐막 이전인 지난 3월 초에 팀을 떠나 두 달간 복귀하지 않으면서 임의탈퇴됐고, 그 이후 생전 마지막 순간까지 복귀나 이적을 포함해 소속팀을 물색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경기도 광주경찰서는 1일 “고유민이 지난 31일 밤 9시40분쯤 관내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옛 동료 선수는 전화를 받지 않은 고유민을 걱정해 찾아간 자택에서 고인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고유민의 자택에서 범죄 혐의점이 나타나지 않은 점으로 비춰 사인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보고 있다.

고유민은 대구여고를 졸업한 2013년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현대건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을 만큼 기대주였다. 그해 CBS배 전국남녀 중고배구대회 여고부에서 우승한 대구여고의 핵심 전력 중 하나였다. 2013-2014시즌 V-리그에 데뷔한 뒤부터 현대건설에서 이적하지 않고 7시즌을 활약했다.

하지만 출전 횟수는 시즌을 넘길수록 줄어들었다. 지난 시즌에 백업 레프트로 활약했고, 시즌 후반부인 지난 2월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된 리베로 김연견의 빈자리를 대신 채웠다. 바뀐 포지션에서 더 깊은 부진에 빠졌다. 팬들의 악플도 빗발쳤다.

고유민은 지난 3월 초에 돌연 팀을 이탈했다. 당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V-리그 조기 폐막이 결정되기 전이다. 한국배구연맹(KOVO)가 리그 폐막을 결정한 시점은 이사회를 개최한 지난 3월 23일이다.

현대건설은 고유민을 설득하려 했지만 결국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KOVO는 지난 5월 1일에 고유민의 임의탈퇴를 공시했다. 임의탈퇴 선수는 공시일로부터 1개월 안에 원소속팀으로 복귀할 수 있지만, 고유민은 지난 6월 1일 이전에 현대건설로 돌아가지 않았다.

고유민은 그 이후 두 달간 무적(無籍) 신분이었지만, SNS에 연결된 1만명 이상의 팔로어와 소통을 단절하거나 은둔하지 않았다. 고유민의 SNS에는 불과 닷새 전의 일상도 공개돼 있다.

V-리그 동료들은 고유민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고유민과 함께 현대건설에서 활약하고 지난 4월에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세터 이다영은 SNS에 “많이 사랑해. 고유민. 보고 싶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라”고 추도의 글을 올렸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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