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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넉달 새 3억 올랐대” 세종 특별분양 공무원들 ‘표정관리’

세종시 아파트 보유 다주택자 고위공무원 전수조사 결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다주택자 신분에서 벗어났다. 보유하고 있던 세종시와 서울 강남 아파트 중 세종시 아파트를 매각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3월말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세종시 아파트 시세를 2억900만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이 아파트를 5억5500만원에 팔았다. 은 위원장이 재산을 축소신고하지 않았다면 4달 새 3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린 셈이다. 은 위원장은 2012년 분양받은 이후 8년동안 세종시 아파트에 실거주한 적은 없다.

은 위원장처럼 세종시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다주택자 신분인 고위공무원은 모두 27명이었다. 이들은 행정수도 이전 추진으로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최근 4개월 새 평균 3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절반 이상(17명)은 강남 아파트도 소유하고 있다.


2일 국민일보가 18부·4처·17청 소속 1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올해 재산공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세종시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 고위공무원은 모두 27명이었다. 은 위원장 등 올 상반기에 세종시 아파트를 매각한 6명을 포함해 이들이 지난 3월28일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신고한 세종시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채당 3억1256만원이었다. 그러나 이미 차익을 실현한 6명의 매각가격과 이날 현재 KB부동산시세를 기준으로 하면 이들이 매각·보유한 세종시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6억2067만원이다. 4개월 새 시세가 100% 가량 오른 셈이다. 공직자 재산공개는 분양가가 아닌 실제 시세에 맞춰 본인이 신고하도록 돼 있다. 이들이 받은 분양가가 신고액보다 더 낮은 점을 감안하면 시세차익은 더욱 커진다.

이들 고위공무원은 세종시 신규 분양 아파트 중 최대 70%를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 등에 우선 공급하는 특별공급으로 분양을 받았다. 공무원 특별 분양은 일반 청약보다 경쟁률이 낮아 당첨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최근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세종시 아파트가 급등하면서 이들은 힘 안들이고 수억 원의 불로소득을 얻은 셈이다.

27명의 고위공무원들은 모두 서울과 수도권에 또 다른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서울 강남을 포함해 20명이 서울에, 나머지 7명은 과천 등 수도권에 아파트를 갖고 있다.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가 다주택자 고위공무원들을 향해 “1채만 빼고 모두 매각하라”는 지시에 내리면서 이들은 1채를 매각해야 할 상황이다. 은 위원장처럼 강남 등 수도권 아파트를 놔둔 채 세종시 아파트를 우선 처분할 공산이 크다.

2012년 세종시 탄생 이래 지금까지 유주택자 공무원도 세종시 아파트 특별분양 자격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공무원 특별분양 제도가 다주택자 공무원을 양성하고 투기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세종시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 공무원들이 정 총리의 매각지시에 겉으로는 울상을 짓지만 속으로는 표정관리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이종선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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